유홍준(77)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 초청 강연에서 박물관 발전 방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관훈포럼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국중박은 국보 66건·보물 107건을 포함해 약 43만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전시 공간은 3만 7000㎡로 50개 갤러리에 불과해 소장 유무 중 약 1만점만을 전시하고 있다.
이날 유 관장은 “작년 관람객 수가 650만명을 넘었는데 이는 세계 3~5위 수준”이라며 “하지만 현재 박물관 전시공간은 연간 관람객 200만명을 목표로 한 것으로 1일 최대 수용인원이 1만 5000명인데, 지금 성수기엔 4만명이 입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관장은 전시공간과 편의시설, 주차장, 식당, 카페 등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관람객을 위해 박물관의 질적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유 관장은 제2상설전시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용산미군기지 일부를 빼서 제2상설전시관 신설에 썼으면 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유 관장은 “조직 확대를 위해 ‘부관장제 도입’이 시급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도 공감하고 있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 유료화에 대해선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선 고객정보통합관리(CRM) 체계를 구축하고 내년 상반기 통합 예약·예매 시스템을 시범운영한 뒤 박물관 유료화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유 관장은 “국중박의 기본적인 입장은 관람객의 과밀집 방지, 박물관 재정 자원 확보를 위해 유료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료화로 전환해도 학생·노인·장애인·어린이 등 사회적 배려 대상에 대해선 무료나 할인 적용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박물관 유료화는) 수입 창출이 아니라 관람객 편의를 위해 예약제를 실시하고 패스트트랙을 설정해 질서를 유지한다는 데 목적이 있다”며 “무료이기 때문에 관람 태도가 이완된다는 점, 국중박의 무료 입장이 사립박물관·전람회 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고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관훈포럼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중박은 문화상품 브랜드 ‘뮷즈’와 국가유산을 소재로 한 가면축제인 ‘분장대회’, 블랙핑크 멤버 목소리로 녹음한 오디오 도슨트 등으로 연일 주목을 받고 있다. 박물관이 유물 전시 기능에서 더 나아가 ‘K헤리티지’를 현대적인 콘텐츠로 활용해 대중에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다.
유 관장은 “국중박이 교육과 음악, 즐거운 놀이가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해 젊은이들이 특히 많이 찾는 것을 보며 외국 박물관장들도 놀라고 있다”며 “국중박이 K컬처의 뿌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 관장은 이날 인문학자로서 국내 연구 환경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인문학자들이 대중을 위한 저서를 충분히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인문학자는 자기 전공에 충실하면서 한 시대의 지성으로 전문 지식을 동시대 대중과 나눠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그러나 오늘날 대학교수는 업적 평가를 위해 논문에만 매달려 대중서를 쓸 여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인문학 분야를 질이 아니라 규격화된 틀에서 양으로만 평가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며 “교수업적평가에 일반저서를 용인하고, 퓰리처상 같이 인문학의 대중서에 수상하는 저작상을 만든다면 후임들이 인문학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