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보존처리용 풀’ 자동 제작 기술 개발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2월 25일, 오후 01:52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은 서화(글씨와 그림) 문화유산 보존처리의 핵심 재료인 ‘소맥전분풀’(전통 풀의 한 종류)을 자동으로 제작하는 ‘문화유산 보존처리용 전분풀 제작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소맥전분풀 제작 장비(사진=국립민속박물관)
박물관은 숙련된 장인의 손끝에서 가능했던 전통 기술을 과학적 데이터와 첨단 기술로 표준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온도와 교반(휘저어 섞는 것)을 정밀 제어해 동일 품질의 전분풀을 안정적으로 생산한다는 점이다.

전분풀은 서화 문화유산 보존처리에서 가장 중요한 전통 재료 가운데 하나다. 특히 밀가루에서 단백질을 제거한 소맥전분풀은 보존성이 뛰어나고 시간이 지나도 제거가 용이해 수백 년간 서화 보존의 핵심 재료로 사용됐다.

서화 문화유산은 종이와 비단 등 유기물이 주재료로, 미생물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기 쉽다.

보존처리와 장황(서화를 족자·병풍 등으로 꾸며 보존·감상하는 형식과 기술)에 사용하는 풀은 문화유산의 수명과 직결되는 핵심 재료이며, 제작 과정에서 미생물 생육을 최소화하는 조건을 갖추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기존 소맥전분풀 제작은 제작자의 오랜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사람이 직접 풀을 쑤어 점도와 농도를 조절해 왔다.

이 때문에 숙련 기술 전수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박물관은 전통 전분풀 제작 원리를 분석·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4년 장비를 개발했고, 현장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을 거듭한 끝에 2025년 12월 최종 완성품을 만들어냈다.

이 장비는 문화유산의 재질과 특성에 맞는 풀 제작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온도와 교반 속도를 정밀 제어해 최상 품질의 전분풀을 일정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보존처리 결과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 더욱 안정적인 문화유산 보존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보존처리 기술 교육과 전수 방식에도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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