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은 제2의 반도체”… 비자·숙박·공항 ‘ 빗장’ 다 푼다[국가관광전략회의]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2월 25일, 오후 02:41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정부가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관광 수입 450억 달러’라는 파격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출입국 비자 문턱을 전례 없이 낮추고, 1950년대 이후 70년간 쪼개져 있던 숙박업 관리 체계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로 통합하는 등 ‘관광 산업 대수술’에 나선다. 특히 고사 위기에 처한 지방 공항을 방한 관광의 전초기지로 전면 개편하고, ‘반값 여행’ 등 파격적인 내수 진작책을 통해 관광을 자동차·반도체에 버금가는 주력 수출 산업이자 내수 경제의 핵심 엔진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충주공항에서 일본인 관광객 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사진=한국관광공사)
◇‘K-비자’ 혁신과 지방공항 활성화

정부는 2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방한관광 대전환 및 지역관광 대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2025년 기준 한국의 관광 수출액은 약 39조 원(272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선박(320억 달러)과 철강(303억 달러)에 이어 전체 수출 품목 중 8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강정원 문체부 관광정책실장은 24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K-컬처의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 관광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꾀할 최적의 ‘골든타임’”이라며 “관광은 이제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국가 경제를 뛰게 하는 핵심 수출 산업이자 지방 소멸을 막는 최후의 희망 산업”이라고 역설했다.

정부는 우선 ‘비자 장벽’이 관광 수출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판단하에 이를 대폭 허문다. 특히 인구 2억 8000만 명의 거대 시장인 인도네시아 단체 관광객에게 무비자 입국을 시범 실시하는 것은 파격적인 조치다. 이에 대해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그간 동남아 관광객 유치의 최대 장벽이었던 까다로운 비자 심사가 해소되면서 ‘K-관광’의 물꼬가 터질 것”이라며 현장의 높은 기대감을 전했다. 아울러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11개국을 대상으로 복수비자 발급 대상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한 번 온 손님이 언제든 다시 찾는’ 재방문 구조를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번 대책의 실질적인 승부처는 ‘지방 관광의 관문’인 지방 공항의 재탄생에 있다. 정부는 지방 공항의 국제선 노선을 공격적으로 증편하고, 외래객 전용 교통카드인 ‘K-패스’와 연계해 인천공항을 거치지 않고도 지방으로 직접 입국해 전국을 누빌 수 있는 ‘원스톱 관광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와 함께 크루즈 관광객 대상 ‘신속 심사’와 선상 심사 확대를 통해 입국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 외래객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지방으로 유도하기 위한 정교한 포석을 뒀다.

붐비는 인천국제공항(사진=연합뉴스)지>


◇‘숙박업 칸막이’ 철폐, 고부가 산업 키운다

1950년대 이후 보건복지부(일반숙박), 농식품부(민박), 문체부(관광숙박)로 흩어져 있던 숙박업 관리 권한도 문체부로 전격 일원화한다. 부처별로 상이한 규제와 지원 체계 탓에 민간 투자가 위축되고 에어비앤비 등 혁신적 서비스 도입이 늦어졌다는 업계의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그간 숙박업체들은 소방은 복지부, 진흥은 문체부 눈치를 보느라 이중 규제에 시달려 왔다”며 “이번 일원화는 숙박업 진흥을 단순 위생 관리 수준으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난 역사적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강 실장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이미 긴밀한 합의를 마쳤다”며 “상반기 중 통합 법안을 제정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선진 숙박 체계를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관련 조직과 예산을 적극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양적 팽창에 걸맞은 ‘질적 관리’에도 고삐를 죄기로 했다. 1인당 지출액이 일반 관광객보다 약 3~4배 높은 의료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 신청 요건을 과감히 완화한다. 또한 최근 관광객들의 불만을 샀던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시도 경찰청 기동순찰대 내 외사팀을 배치해 방한 관광객의 안전과 편의를 밀착 지원한다. 여기에 2027~2029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데이터 기반의 초정밀 마케팅과 ‘코리아 기차둘레길(K-Rail)’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지역 소멸 위기를 관광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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