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 화가' 황재형, 74세 별세…탄광촌 삶 전한 '리얼리즘의 거장'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2월 27일, 오후 03:53

故 황재형 화백 / 뉴스1

강원도 태백의 탄광촌의 삶을 전하며 '리얼리즘의 거장'으로 불린 황재형 화백이 27별세했다. 향년 74세.

이날 가나아트센터에 따르면, 민중미술 1세대 작가이자 제1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이기도 한 황 화백은 췌장암 투병 중 이날 병세가 악화해 끝내 숨을 거뒀다.

황재형은 1980년대 초 전남 보성에서 상경해 중앙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그는 '그림과 삶이 일치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1980년대 초 강원도 태백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곳에서 단순한 관찰자가 아닌, 직접 광부로 일하며 막장에서 마주한 삶의 본질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는 캔버스 위에 물감뿐만 아니라 흙, 석탄, 머리카락 등 실제 삶의 파편들을 섞어 사용하며 독보적인 마티에르를 구축했다. 단순히 가난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을 표현했다.

황재형 2017년작 '둔덕고개' / 뉴스1

1991년에는 태백에 미술연구소를 세워 지역 문화 예술의 토대를 마련했다. 대표작인 '식사', '선탄부', '막장' 등은 한국 현대 미술사에서 민중 미술의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2018년에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인전 '10만 개의 머리카락'을 열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에 환경 문제와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지난 2021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며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위상을 높였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1호(3층)이다. 발인은 3월 1일 오전 7시 40분이며, 장지는 강원도 태백시 황지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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