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발레단 한국 초연작 'Jakie' 안무가 샤론 에얄이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3.10 © 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시발레단이 더블 빌 '블리스 앤드 재키'(Bliss & Jakie)로 2026 시즌의 포문을 여는 가운데, '재키'의 세계적 안무가 샤론 에얄이 한국 무용가들과 협업은 흥미로운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샤론 에얄(Sharon Eyal)은 '재키'와 관련해 10일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에는 무용수 김여진 남윤승 및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도 함께했다.
샤론 에얄은 세계 무용계에서 가장 뜨거운 안무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을 '안무가'로 지칭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나는 그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꿈꾸는 사람'(Dreamer)일 뿐"이라며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감각을 춤으로 공유하고 창작을 지속하는 것이 내 삶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에얄은 4살 때부터 춤을 췄다. "만들지 않고는 춤출 수 없고, 춤추지 않고는 만들 수 없다"는 그의 말에서 창작과 실연이 하나로 묶인 원초적 예술관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작품 '재키' 역시 특정 서사나 의도된 메시지보다는 안무가 본인의 삶에서 뿜어져 나온 영감의 산물임을 강조했다.
한국 초연으로 선보이는 '재키'는 발레의 엄격함 위에 테크노 음악의 자유로움을 덧입힌 파격적인 작품이다. 에얄은 무용수들에게 피부와 다름없는 스킨 컬러의 밀착 의상을 요구한다.
이에 대해 "무용수의 몸 그 자체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피부가 더 많이 보일수록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과 땀, 그에 따른 감정의 변화가 관객에게 더 직접적으로 전달된다"고 말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왼쪽부터)과 안무가 샤론 에얄, 무용수 남윤승, 김여진이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서울시발레단 한국 초연작 'Jakie' 안무가 샤론 에얄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3.10 © 뉴스1 권현진 기자
작업 방식 또한 독특하다. 에얄은 머리로 계산하는 대신 직접 춤을 추며 동작을 만든다. 무용수들은 그의 움직임을 녹화해 슬로우 모션으로 분석하며 디테일을 따낸다. 그는 한국 무용수들에 대해 "엄격함과 형태를 존중하는 자세가 인상적"이라며 "그들의 탄탄한 기본기에 감정적인 자질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운 도전이었다"고 평가했다.
에얄은 춤이 현대 사회에 필요한 이유로 '연결'(Connection)과 '자유'를 꼽았다. 그는 "신체적 움직임은 우리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고 더 좋은 감정을 가져다준다"며 "말보다는 춤으로 소통하는 것이 훨씬 강력한 힘을 가진다"고 전했다. 특히 중동의 어묵한 정세 속에서도 예술만이 줄 수 있는 사랑과 평화의 가치를 춤을 통해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요한 잉거의 순수한 환희를 담은 '블리스'와 샤론 에얄의 본능적 열망을 담은 '재키'가 한 무대에서 충돌하며 컨템퍼러리 발레의 극단을 보여 준다. 창단 3년 차를 맞은 서울시발레단이 세계적인 거장과 호흡하며 어떤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순수한 환희를 노래하는 '블리스'와 본능적인 사투를 그려내는 '재키'의 대비는 관객들에게 차갑지만 뜨거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공연은 14일부터 22일까지 세종 M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