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이 작가의 개인전 '디어 마이 네이처'(Dear My Nature) 포스터 (하랑갤러리 제공)
서울 종로구 부암동 하랑갤러리에서 김경이 작가의 개인전 '디어 마이 네이처'(Dear My Nature)가 22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유년 시절 기억 속에 각인된 자연의 풍경을 소환한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과 자연이 맺어야 할 진정한 관계가 무엇인지 성찰하려는 시도다. 과거 우리가 무엇을 미워했고 무엇을 망각했는지 질문을 던지며 관람객에게 자연과 공생한다는 것의 무게를 다시금 일깨운다.
김경이의 작업 세계는 어린 시절 마주했던 원초적인 자연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장독대에 떨어지던 감의 소리, 개천의 미꾸라지와 다슬기, 손에 잡힐 듯 낮게 내려앉은 하늘 등 오감을 자극했던 풍경들은 작가의 내면에 깊은 궤적을 남겼다.
흥미로운 지점은 작가가 자연을 단순히 아름다운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에 대한 공포나 뱀, 가시, 벌 등에 대한 두려움 역시 자연의 일부로 수용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감정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닌, 경외심을 가지고 마주해야 할 거대한 실체로 인식하게 만든다.
Dear My Nature 0226_50x34cm_Mixed media_2026 (하랑갤러리 제공)
작가의 작업 방식은 그 자체로 자연의 질서를 닮아 있다. 그는 천을 아교와 물감에 적시고 말리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다. 먹과 색을 덧입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밈과 번짐은 인위적인 통제를 넘어 자연스러운 숨결을 화면에 부여한다. 찍고 바르고 적시는 행위는 단순한 시각적 재현을 넘어,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작가의 기억과 다짐을 기록하는 수행적 과정이다.
전시명인 'Dear My Nature'는 말 그대로 자연에 보내는 편지다. 한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생명체들이 인간에 의한 환경 변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현실 속에서, 작가는 미안함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지켜 줄게요, 함께 살아요"라는 고백을 건넨다.
하랑갤러리 측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작품을 통해 각자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자연의 기억을 복원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