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증권가 뒤흔든 K무속...'샤MONEY즘'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3월 14일, 오전 06:01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 ‘샤MONEY즘’

무속과 주식시장이라니. 정말 상상치 못했던 조합이다. 무속은 판타지의 영역인데, 지독히 현실적인 주식시장과 연결되다니 소재 하나만으로도 색다르다. 뻔한 판타지 장르와 처음부터 결을 달리 한다. 일반 독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무속의 세계와 주식시장의 생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과 ‘쫄깃’한 스토리 전개는 독자들로 하여금 스크롤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웹툰의 배경은 한국 금융의 중심지 여의도. 이곳의 투자사들은 더 이상 데이터나 차트만으로 시장을 분석하지 않는다. 주가 등락을 신통력으로 예견할 수 있는 무당을 고용해 수십, 수백억원의 이득을 취한다는 배경 설정이다. 주인공은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천지승’으로, 압도적인 신기를 바탕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폭락시키는 ‘살굿’을 수행한다.

거대 자본과 무속이 얽힌 특색있는 웹툰 속 세계관은 그 자체만으로 흥미를 돋운다. 이 같은 설정이 매우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건 이미 정치권에서 ‘천X대사’ 등 실제로 논란이 됐던 사례들이 있어서다. 몇년전 모 대통령 후보는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나타지 않았나. 만화와 같았던 진짜 현실을 겪은 독자들 입장에서 ‘샤MONEY즘’은 더 몰입감이 있을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무속 소재 웹툰들은 퇴마를 중심으로 한다. 절대악을 쫓아 이야기를 전개한다. 하지만 이 웹툰에선 선악이 분명히 구분되진 않는다. 주인공이 하는 기업을 향한 살굿도 엄연히 따지자면 악에 가깝다. 웹툰 속 캐릭터들은 모두 부와 권력을 쫓기 위한 인물들이다. 어줍짢게 선악을 구분 지으려는 시도도 없어 독자들은 오히려 더 주인공과 캐릭터들에 몰입할 수 있다.

주인공은 목표 기업의 주가를 내리기 위해 살굿을 한다. 물론 굿을 연출한 장면에선 다소 자극적이고 잔인한 모습들이 그려지지만, 어쩔 수 없다. 상대에게 저주를 내리기 위한 움직임인만큼 그럴 수 밖에 없고, 또 그것이 더 잘 어울린다. 또 각 기업마다 무당들이 있어 서로를 공격하고 방어하는데, 이 전반의 모습을 통해 인간들의 돈을 향한 끝없는 탐욕을 보여준다.

작화 역시 웹툰의 분위기를 상당히 잘 표현한다. 주인공 천지승의 눈빛과 표정, 굿의 모습 등 시종 일관 묵직하게 그린다. 연출도 초반부에 마치 인터뷰처럼 시작하는데, 성공한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주고 그가 살아왔던 삶을 되짚는 형식은 흥미를 끌어올린다. ‘여의도 최악의 무당’이 된 천지승의 성공한 모습 자체가 그리 밝아보이지만은 않다는 것도 웹툰 초반부터 독자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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