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 개인전 '평평한 지구를 접는 방법' 포스터 (아트센터예술의시간 제공)
아트센터예술의시간이 5월 2일까지 박소연 개인전 '평평한 지구를 접는 방법'을 개최한다. 신진작가 공모 프로그램인 '아티스트 프롤로그'의 올해 선정 작가인 박소연, 박아름빛, 권민철의 릴레이 개인전 중 첫 번째 순서다.
박소연은 알루미늄판을 두드리고 변형해 대형 조각을 구현하는 신진 작가다. 그동안 공사 현장의 배수구나 방치된 지하 공간 등 도시의 감춰진 장소에 주목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 관심을 디지털 세계로 확장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매끈한 디지털 문명의 표면 이면에 숨겨진 오류와 불안정성을 물질적 조각으로 치환해 선보인다.
3층 전시장의 신작 '플랫 헌터'(Flat Hunter) 3점은 이번 전시의 핵심을 관통한다. 작가는 공사 현장의 흙더미 위에 대형 알루미늄판을 놓고 굴삭기로 평평해질 때까지 내리치는 거친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물인 알루미늄 조각에는 접히고 찢긴 자국, 긁힌 스크래치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는 문명을 구축하기 위해 땅을 평평하게 다지는 인간의 행위와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오류와 결함을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박소연 개인전 '평평한 지구를 접는 방법' 전시 전경 (아트센터예술의시간 제공)
전시장 바닥에 설치된 '샌드 스크린'(Sand Screen)과 '체크 인풋 시그널'(Check Input Signal)은 푸른 모래와 알루미늄판을 활용해 데이터 입자와 물질의 관계를 탐구한다. 디지털 오류를 상징하는 푸른 입자를 공간에 펼쳐놓음으로써 매끈한 화면 아래 잠재된 불안정성을 가시화했다. 작가는 문명을 위해 다져진 평평한 땅과 디지털 화면을 이루는 입자들이 사실은 언제든 변화 가능한 자유로운 속성을 지녔음을 역설한다.
전시 제목 '평평한 지구를 접는 방법'은 현대 기술 문명의 '평평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시대적 감각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시도다. 과거 인류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던 것처럼, 현대인 역시 디지털 시스템이 제공하는 매끈한 감각에 매몰되어 세계를 오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작가의 금속 조각은 익숙함이 관습이 되고, 그것이 견고한 신념으로 굳어지는 지점을 경계한다. 오류로 가득한 알루미늄의 표면은 우리가 자명하다고 믿는 세계의 구조가 과연 유효한지 되묻는 사유의 장을 제공한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