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세 늦깎이 신인 작가 와카타케 치사코에게 인생이 ‘펑’ 터진 순간은 문학상 수상이었다. 두 아이를 키운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는 55세에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뒤, 절망의 끝에서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작가의 꿈을 꺼냈다. 소설 강좌에 다니며 8년에 걸쳐 장편소설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를 완성했고, 이 작품으로 63세에 일본 가와데쇼보신사 출판사 주최 신인상인 문예상을 역대 최고령으로 수상하며 등단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같은 작품으로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까지 거머쥐었다.
이번 산문집은 남편의 죽음 이후 깊은 상실을 겪은 그가 글쓰기를 통해 다시 삶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오랜 시간 마음속에만 머물던 생각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며, 결국 ‘반드시 써야 할 이야기’로 완성되는 과정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그는 “슬픔은 단지 슬픔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안에는 결실도 있다”고 말한다.
책은 ‘느린 삶’의 가치를 강조한다. 스스로를 “느려 터진 완행열차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저자는 남들과 다른 속도로 살아왔지만,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본 문학계를 뒤흔든 성과를 이뤄냈다.
노년의 삶에 대한 시선도 인상적이다. 그는 스스로를 “제멋대로 사는 할망구”라 부르며,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자유를 이야기한다. 나이 듦을 상실이 아닌 해방으로 바라보며 “잃어버린 것보다 남은 것들을 세어 보는 시간”이라고 정의한다.
와카타케는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계속 글을 쓰고 싶다”며 “죽음에 이르러서야 멈추겠다”고 말한다. 그의 이야기는 인생의 후반전을 살아가는 이들뿐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세대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