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한강, K문학 위상 또 높였다…"빛 쥐고 나가길"(종합)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3월 27일, 오전 10:07

한강 작가 © 뉴스1 박지혜 기자

한국인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한강이 이번엔 미국 최고 권위 문학상 중 하나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 소설(Fiction) 부문 수상자가 됐다.

NBCC는 26일 오후(한국 시각 27일 오전)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영어판 제목: 위 두 낫 파트(We Do Not Part))'를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 부문에서 카렌 러셀의 '디 안티도트(The Antidote)', 케이티 기타무라의 '오디션(Audition)', 릴리 킹의 '하트 오브 더 러버'(Heart the Lover) 등 쟁쟁한 영미권 작가들의 작품과 겨룬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강의 이번 수상은 이예원과 페이지 아니야 모리스(e. yaewon and Paige Aniyah Morris)의 공동 번역을 통해 호가스(Hogarth) 출판사에서 출간된 영어판의 문학적 성취를 미국 비평가들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특히 이번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는 솔베이 발레(Solvej Balle)의 작품과 함께 한강의 작품이 비영어권 작품의 번역서로 포함됐다. 세계 문학의 흐름 속에서 한국 문학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음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NBCC 소설 위원회 헤더 스캇 파팅턴은 "이 작품은 눈이 멀 것 같은 우울함, 황량한 날씨, 그리고 속삭이는 듯한 문장들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다"며 "제주 4.3 사건의 여파로 남은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묘사한 스케치이자, 상실 속에서 창조와 진실을 밝히는 조명"이라고 소개했다.

'작별하지 않는다' (문학동네 제공)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한 한강은 메시지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매우 영광"이라며 "저의 모국어인 한국어에서 영어로 '작별하지 않는다'가 건너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두 번역가인 이예원 님과 페이지 모리스 님의 놀라운 연결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측 편집자인 데이비드와 파리사를 비롯해 이 책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며 "호가스 팀 전체에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고, 모든 정성을 다해 준 로렌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전했다.

한강은 또 "7년 동안 이 책을 쓰는 동안 저를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며 "윤순희, 양정심 님은 제주 방언을 친절하게 도와주셨고, 수십 년 동안 공들여 온 제주 4.3 평화재단(조사연구소)의 노고에도 빚을 지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한국어판 원작의 두 편집자인 김내리 님과 이승철 님께도 감사를 전한다"며 "그분들은 결코 '작별하지 않기로' 결심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한강은 "불가능한 작별 대신, 그들은 끈질긴 애도 속에 머무는 것을 택했다"며 "그들은 칠흑 같은 밤의 바다 아래에서 촛불을 밝힌다, 여전히 우리 안에 있는 깜빡이는 빛을 믿고, 끈기 있게 그 빛을 쥐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여러분의 놀라운 지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작별하지 않는다' 영문판 'WE DO NOT PART' (교보문고 제공)

한강은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고 울림 깊은 표현력으로 국내외 독자와 평단에 호평받았다. 2024년에는 노벨 문학상도 품에 안았다.

이번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작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자의 시선으로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지극한 사랑과 기억의 끈질긴 힘을 다루고 있다. 앞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과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휩쓴 데 이어, 이번 NBCC상 수상은 북미 시장에서도 한강 특유의 섬세한 문체와 보편적인 인류애가 깊은 울림을 주고 있음을 입증한다.

한편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은 퓰리처상 및 전미도서상과 함께 미국 문단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전년도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된 최고의 책을 선정해 상을 주며, 1976년 첫 시상이 이뤄졌다. 소설, 논픽션, 전기, 회고록/자서전, 시, 비평 등 6개 주요 카테고리로 나눠 수상작을 정한다.

한국 작가로는 지난 2024년 김혜순 시인이 시집 '날개 환상통' 영어 번역본으로 시 부문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한강 연보.
▲1970년 11월 27일 광주광역시 출생

▲1993년 연세대학교 국문과 졸업

▲1993년 '문학과 사회' 시 당선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 당선

▲1995년 소설집 '여수의 사랑' 출간

▲1998년 장편소설 '검은 사슴' 출간

▲2000년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 출간

▲2000년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문학 부문 수상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 대상

▲2007년 장편소설 '채식주의자' 출간

▲2010년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 출간

▲2010년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

▲2011년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 출간

▲2012년 소설집 '노랑무늬 영원' 출간

▲2013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출간

▲2014년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출간

▲2014년 만해문학상 수상

▲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

▲2016년 장편소설 '흰' 출간

▲2016년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채식주의자')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수상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

▲2021년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출간

▲2022년 대산문학상 수상

▲2023년 메디치상 외국문학상

▲2024년 노벨문학상

▲2026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 소설(Fiction) 부문 수상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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