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온톨로지'
의사결정 시스템 전문기업 빅스터(Bigster)의 이현종 대표가 데이터를 '보는 조직'에서 '판단하는 조직'으로 기업을 혁신하자는 내용을 담은 '온톨로지'(Ontology)를 펴냈다. 책은 데이터의 양보다 관계와 제약조건을 구조화해 AI를 '판단하는 AI'로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내세운다.
이현종 대표는 책은 기업의 판단이 자꾸 어긋나는 까닭을 데이터 부족에서 찾지 않는다.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구조가 빠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저자는 온톨로지를 데이터를 연결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업의 상식과 판단 기준을 고정하는 '의사결정의 운영체제'로 놓는다.
이 문제의식은 표와 엑셀, 분절된 시스템 비판으로 이어진다. ERP와 MES, SCM이 각자 다른 사실을 다뤄도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지 못하면 판단은 다시 직관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저자는 "AI는 숫자를 보지만, 맥락은 보지 못한다"고 썼다.
ERP(전사적 자원 관리)는 기업 전체의 재무·인사 등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것이며, MES(제조 실행 시스템)는 생산 현장의 실시간 공정을 제어하는 것을, SCM(공급망 관리)은 원자재 조달부터 고객 배송까지 '물류 전체'를 최적화하는 과정을 뜻한다.
[신간] '온톨로지'
1부는 조직의 자료를 수집, 저장, 처리, 활용하는 전 과정을 설계하는 '데이터 아키텍처'의 한계를 해부한다. 저자는 기업이 왜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하는지, 숫자를 보고도 왜 이유를 놓치는지, 데이터 사일로가 어떻게 판단 실패로 번지는지를 차례로 짚는다. 빅데이터와 엑셀 중심 구조가 관계와 흐름을 담지 못한다는 비판도 이 대목에 놓인다.
2부는 온톨로지를 컴퓨터에게 '상식'을 가르치는 구조로 설명한다. 가상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벨라로마' 실험, 제조 공장 사례, 팔란티어 온톨로지 작동 원리 등을 끌어와 기술보다 구조가 먼저라는 점을 밀어붙인다. 팔란티어 온톨로지는 현실 세계의 복잡한 데이터(사람, 물건, 사건 등)를 연결된 객체(Object) 형태의 논리적 구조로 재정의하여 컴퓨터가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게 만드는 팔란티어의 핵심 기술이다.
3부는 시선을 투자와 경영으로 옮긴다. 저자는 온톨로지가 모방하기 어려운 '절대적 해자'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데이터 관리 기업과 온톨로지 기업의 차이, 락인 효과, 위기 대응 곡선, 재무제표에 드러나는 패턴 변화를 통해 구조가 곧 권력이 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신간] '온톨로지'
4부는 실행 편에 가깝다. 거대한 데이터 댐보다 '관계'부터 연결해야 한다는 전략, 현업 전문가와 CEO가 설계 주체가 돼야 한다는 주장, LLM과 온톨로지, 시뮬레이션을 결합하는 방식, 90일 파일럿 로드맵까지 담았다. 책은 AI를 정답 기계가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을 돕는 체계로 다룬다.
저자 이현종은 현재 에이전트 전문기업 빅스터 대표다.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검색엔진과 자연어처리 엔지니어로 출발해 재난안전, 제조, 의료, 금융 현장에서 의사결정 시스템을 설계해 왔다. 그는 예측 점수를 높여도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앞에서 멈추는 시스템의 한계를 목격한 뒤 온톨로지 연구와 실무에 집중해 왔다.
이 책은 기술서를 표방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영 판단의 언어를 다시 세우려는 문제제기에 가깝다. 모델 크기나 데이터양보다 기업이 어떤 세계관을 구조로 심어두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AI는 답을 내리지 않는다"며 "답이 될 수 있는 세계를 설계하는 일이 앞으로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한다.
△ 온톨로지/ 이현종 지음/ 처음북스/ 2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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