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혜성 연예부 문화부 겸임 부국장
최근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영어명 'We Do Not Part')를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은 퓰리처상 및 전미도서상과 더불어 미국 문단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꼽힌다. 이 상을 받으려면 '전년도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돼야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한강은 '작별하지 않는다'를 지난 2021년 국내에서 선보여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2025년에는 영어 번역본을 미국에서 냈다.
이 소설은 시대의 아픔인 제주 4.3 사건을 다루고 제주어까지 담았기에, 영어판 번역은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두 명의 번역가는 서로 역할을 분담하며 영어 번역을 완성했고, 수상까지 끌어냈다. 한강 역시 상을 탄 직후 메시지를 통해 "두 번역가인 이예원 님과 페이지 아니야 모리스 님의 놀라운 연결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소설을 영어로 잘 그려낸 번역가들에 고마워했다.
이번 수상은 K-문학의 대표 작가 한강이 해외에서 또 한 번 이뤄낸 쾌거이자, K-문학과 함께 한 번역가들의 존재감까지 알게 한 의미 있는 성과였다.
이달 중순에는 '케데헌' 주제곡 '골든'이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받았다. '골든'은 지난 2월 초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상(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도 품에 안았다. 해당 부문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위한 곡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의 작곡가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골든'은 일렉트로 팝 사운드의 중독성 있는 곡으로, '케데헌' 속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노래다. 실제 가창은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맡았으며,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까지 거머쥐었다. 한국 국적의 프로듀서 및 작곡가 팀 아이디오(IDO, 이유한·곽중규·남희동), 24(서정훈) 등이 한국계 미국인 이재, 테디, 미국의 마크 소넨블릭과 공동 작곡했다.
'골든'이 그래미와 아카데미에서 연이어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애니메이션과 가창자는 물론 작곡가들도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 대상이 됐다. 특히 그래미에서는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상을 통해 작곡가들이 정식 수상자가 되며, 아이디오 및 24에 대한 주목도는 한껏 높아졌다. 그래미에서 한국 국적의 K팝 작곡가가 상을 받은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번역가와 작곡가들 중에도 유명인은 분명 존재하지만, 이들 중 다수는 스타 작가나 가수와 같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들은 분명 K-컬처를 이루는 또 다른 근간이다.
한강과 '골든'의 이번 수상은 스타 및 작품 뒤에서 묵묵히 활약해 온 번역가와 작곡가도, 그 실력과 노고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comet@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