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기독교-이슬람 전쟁사'
'기독교-이슬람 전쟁사'는 기독교 서방과 이슬람 사이 여덟 차례의 결정적 전투를 중심으로 1400년간의 역사를 다뤘다. 두 문명이 부딪고 물러서고 다시 맞선 긴 충돌의 궤적을 따라간다.
책은 서방의 궤멸적 패배 4회와 극적인 승리 4회를 대칭으로 배치한다. 야르무크와 만지케르트, 하틴, 콘스탄티노플 함락을 패전의 축으로 놓고, 콘스탄티노플 방어와 투르, 라스 나바스 데 톨로사, 빈 전투를 반대편에 세운다.
저자의 관심은 전쟁 연대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초기 이슬람의 팽창과 동로마와의 사투, 예루살렘 공방, 십자군 전쟁, 오스만 제국의 유럽 진출, 근대까지 이어진 충돌을 하나의 문제의식 아래 다시 묶는다.
초기 장면은 지하드가 종교 명령이자 정치·군사 전략으로 작동한 과정을 보여준다. 636년 야르무크 전투와 이어진 이집트 정복, 711년 타리크의 이베리아 상륙, 717년 콘스탄티노플 포위전이 그 축이다. 책은 이를 통해 이슬람 세계의 팽창이 단순한 영토 확장이 아니라 문명 프로젝트였다고 본다.
기독교 세계의 대응도 함께 다룬다. 교황과 황제, 수도사와 기사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성전의 개념을 발전시켰고, 클레르몽 공의회 뒤에는 무장 순례와 기사단, 면죄 특권 같은 제도도 뒤따랐다고 설명한다. 종교개혁기의 분열 속에서 마르틴 루터가 오스만의 위협을 해석한 방식도 사례로 든다.
예루살렘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다. 1099년 점령과 1187년 탈환을 나란히 놓고, 같은 사건을 두고도 다른 신학 언어가 어떻게 폭력을 정당화했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두 문명은 본질적으로 화해 불가능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되 단선적 결론으로 몰아가지 않는다.
저자 레이먼드 이브라힘은 기독교와 이슬람의 역사, 분쟁을 폭넓게 다뤄온 역사가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고대 및 중세 근동사를 전공했고, 조지타운대에서 중세 이슬람과 셈족 언어를 연구했다. 미국 의회도서관 아프리카·중동부 연구부에서 활동했고, 현재 게이트스톤 연구소와 중동 포럼에서 펠로로 일하고 있다.
△ '기독교-이슬람 전쟁사'/ 레이먼드 이브라힘 지음/ 이재황 옮김/ 책과함께/ 3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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