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우리는 이 나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일본을 걷는 이유’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 현장 르포이자 인문 기행서다. 언론인 출신 저자는 2년에 걸쳐 일본 최남단 이부스키에서 최북단 왓카나이까지 2600km를 걸으며 과거사 현장을 찾았다. 그 여정에서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 전쟁범죄에 침묵하는 일본, 가해 행위를 반성하는 일본,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일본을 동시에 만난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구조를 따라 전개된다. 이는 기억이 생성되고 확장되고 심화한 뒤 다시 질문으로 돌아오는 순환의 구조를 상징한다. 계절의 흐름 속에서 기억의 층위는 점차 깊어진다. 책은 일본을 단순히 비난하거나 옹호하지 않는다. 일본에 대한 호불호나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흑백논리를 넘어 각각의 공간과 인물에 깃든 기억을 더듬으며 일본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저자는 군국주의 일본과 양심적인 일본인을 구분하는 ‘균형 잡힌 감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쟁범죄와 반성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서는 국가의 책임을 묻되, 시민 개인을 향한 혐오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발견의 여행은 새로운 풍경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이란 단순히 시야를 넓히는 일이 아니라, 관점과 인식의 변화를 통해 더 깊은 의미를 발견하는 일이다. 바로 그 ‘새로운 눈’을 갖게 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