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58개 vs 日5개”…한일 항공노선 ‘극단 격차’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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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4월 01일, 오후 02:36

지난달 16일 인천공항에 착륙한 비행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한국 항공사들이 일본 31개 도시에 58개 노선을 운항하는 동안, 일본 항공사들이 한국에 운항하는 노선은 5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놀자리서치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동북아 항공 네트워크 분석과 일본의 사례로 본 지방공항 활성화’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항공사들의 노선은 전부 인천·김포에 쏠려 한국 지방공항으로 들어오는 일본 정기편은 단 한 편도 없었다.

보고서는 비행기 노선이 중요한 이유는 관광객의 흐름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어느 나라 항공사가 노선을 쥐고 있느냐에 따라 관광객 유입의 ‘물길’을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 항공사 노선은 자국민이 해외로 나가는 수요(아웃바운드)를 타고 성장하고, 일본 항공사 노선은 외국인이 들어오는 수요(인바운드)를 끌어당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일본 노선에서 한국 항공사 점유율은 90%를 넘어 사실상 독점이다. 반대로 일본 항공사의 한국행 운항편은 연간 1만 248편으로, 한국 항공사의 일본행(13만 4615편)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구조적으로 한국인을 일본에 보내는 노선만 넘치고, 일본인을 한국으로 끌어오는 노선은 빈약한 상황이다.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오는 경로도 문제다. 2025년 기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71.9%(1361만 명)가 인천·김포공항으로만 입국했다. 인천공항 단독 점유율은 65%다. 한국 국제공항 8개 중 무안·양양은 정기 국제선 자체가 없다. 지방공항이 텅 빈 이유에 대해 외국 항공사가 지방공항에 취항하지 않으면 외국인은 지방에 직접 올 수 없고, 오지 않으니 노선도 생기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본은 아웃바운드 중심 노선 구조를 10년 전부터 끊어냈다.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해 ‘관광객 지방 분산’을 국가 목표로 설정하고, ‘방일유객지원공항사업’이라는 전담 정책을 만들었다. 핵심은 외국 항공사가 지방공항에 처음 취항할 때 드는 비용을 정부가 나눠 짊어지는 것이다. 착륙료를 깎아주고, 초기 운영 손실을 보전해 주고, 출입국 심사(CIQ) 창구도 늘렸다. 항공사 입장에서 새 노선을 열 때 가장 큰 걸림돌인 ‘초기 리스크’를 정부가 제거해준 셈이다. 국토교통성이 정책을 설계하고 예산을 집행하면, 지자체가 자체 예산을 1 대 1로 매칭해 추가 지원에 나서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일본 공항 97개 중 37개에서 국제선이 뜨고, 지방공항이 전체 외국인 입국의 23.7%를 수용한다.

보고서는 양양국제공항을 사례로 외국 항공사 유치 효과를 추산했다. 저비용항공사(LCC)가 주 3회 취항하고 탑승률 70%를 유지할 경우, 5년간 누적 외국인 방문객 약 210만 명, 생산유발효과 최대 3조 8755억 원, 취업유발효과 연간 최대 2만 512명이 가능하다고 계산했다. 항공사가 양양공항을 이용하는 데 드는 연간 비용은 최대 8억 2000만 원 수준이다. 지방에 1년에 돌아오는 경제 효과에 비하면 지원에 드는 비용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한국 지방공항의 도약은 정부의 항공 공급 확대와 지자체의 체류 매력 강화가 결합된 협력이 필요하다”라며 “지방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인바운드 허브’ 구축에 지방공항 활성화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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