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안전 철학’을 꺼내든 볼보…대전환기의 EX90은 ‘SDV로 주도하는 힐링 공간’

생활/문화

OSEN,

2026년 4월 01일, 오후 02:53

EX90 옆에서 포즈를 취한 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대표와 볼보자동차 CCO 에릭 세베린손 사장.

[OSEN=인천, 강희수 기자] 볼보는 브랜드가 대전환기를 맞을 때마다 ‘철학’을 먼저 꺼내 든다. 철학이 정립되고 나면 가져다 쓸 기술은 지천이기 때문이다. 원천기술이 있다면 더 좋고, 없으면 제휴하면 된다. 그러나 철학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휴로 해결할 수 있는 명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철학은 곧 존재의 이유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1일 인천 영종도의 한 유명 호텔에서 순수 전기 플래그십 SUV ‘EX90’의 국내 출시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도 볼보는 ‘철학’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주 오래된 ‘안전’이라는 브랜드 철학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90’이라는 숫자는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에만 붙인다. 내연기관 SUV인 ‘XC90’이 10년 전 그랬던 것처럼 ‘EX90’도 볼보 브랜드의 대전환을 상징하는 대표주자가 됐다.

10년 전인 2016년, 볼보자동차는 ‘XC90’을 이끌고 대전환을 선언했다. 당시의 키워드는 ‘럭셔리’였다. 그냥 ‘럭셔리’라고만 하면 기술력을 자랑하는 키워드가 될 수도 있다. 볼보자동차는 여기에다 ‘스웨디시’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일반적인 럭셔리와 스웨디시 럭셔리는 의미가 크게 다르다. ‘스웨디시 럭셔리’에는 철학적인 정의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볼보자동차가 자랑하는 스웨디시 럭셔리는 ‘사람을 중히 여기는’ 철학이다. 여기에는 안전은 물론이고, 차의 공간과 인테리어까지 사람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다. 이 전략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성능’ 자랑에 치우쳐 있던 당시의 자동차 시장에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북유럽의 인본주의 철학에도 반응할 줄 아는 선구안을 자랑했다. 

‘EX90’을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도 그 때를 돌이켜보며 “2016년 XC90을 발표하면서 향후 10년의 미래 전략도 함께 이야기했다. 당시 스웨디시 럭셔리를 언급했을 때는 그렇게 믿어달라고 호소하는 수준이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누구도 볼보의 프리미엄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새로운 10년을 향해 뛰는 원년으로 2026년을 잡았고, 그 대표 주자가 바로 오늘 출시하는 EX90이다”고 밝혔다. 

지난 10년의 대표주자인 XC90에 ‘스웨디시 럭셔리’를 정착시키라는 신탁이 내려졌다면 새로운 10년의 대표주자에도 미션이 주어져야 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놀랍게도 다시 ‘안전’을 꺼냈다.

‘EX90’은 그냥 플래그십이 아니다. ‘순수 전기’ 플래그십 SUV이다. 자동차의 모든 설계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대전환의 기점이었다. ‘원점’을 인정하고 나면 키워드는 쉬워진다. 그 옛날 볼보자동차가 출발했던 ‘근본’을 떠올리면 되기 때문이다. 그 근본은 ‘다시 안전’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EX90’을 두고 ‘브랜드 역사상 가장 안전한 모델’이라고 정의했다. 브랜드가 쌓아놓은 모든 기술과 역량이 이 차에 다 투입됐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볼보가 언급한 ‘기술과 역량’에는 XC90 시절과는 다른 차원의 기술도 추가됐다. 바로 소프트웨어다. ‘EX90’은 볼보자동차의 모든 기술과 역량이 집약된,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SDV)였다.

결론적으로 ‘EX90’은 소프트웨어로 볼보의 안전 철학을 계승하는 자동차였다. 이쯤되면 볼보가 EX90 앞에서 ‘다시 안전’을 외치는 배경이 납득이 된다.

‘EX90’에는 흔히 ‘심장’으로 불리는 엔진은 없지만, ‘두뇌’로 불릴만한 소프트웨어가 들어간다. 볼보자동차는 자체 개발한 핵심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휴긴 코어(Hugin Core™)’라 불렀고, EX90은 휴긴 코어가 탑재된 첫 번째 차가 된다.

전기 아키텍처, 코어 컴퓨터, 존(Zone) 컨트롤러 및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휴긴 코어는 EX90을 포함해 향후 국내 출시될 볼보 전기차의 기반이 되는 차세대 기술이다. 이는 차량 내 다양한 시스템을 제어할 뿐만 아니라 실내외 첨단 센서 세트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지능형 정보로 신속하게 전환, 미래의 안전 및 주행 보조 시스템을 학습시키는 데 활용한다. 무선 업데이트(OTA)를 지원해 차량의 기능이나 성능, 안전 기술 등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Snapdragon® Cockpit Platform) 기반의 차세대 사용자 경험인 ‘Volvo Car UX’가 탑재된다. 볼보에 없으면 제휴하면 된다는 기술이 바로 이런 종류다.

이 UX는 기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대비 반응 속도를 2배가량 향상했으며 14.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9인치 운전자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 총 3개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기존의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와 함께 네이버 웨일(Whale) 브라우저도 지원해 OTT, SNS, 음악 스트리밍 등 스마트폰의 사용자 경험을 차 안에서도 즐길 수 있다. 애플 뮤직, 무선 카플레이(iOS/Android) 등 5G 기반의 디지털 커넥티비티도 제공한다.

안전 장치에도 새로운 접근법이 시도됐다.

‘충돌 제로(Zero Collision) 달성’이라는 장기적인 브랜드 비전에 따라 EX90에는 볼보의 새로운 안전 접근 방식인 ‘안전 공간 기술(Safe Space Technology)’이 적용된다. 5개의 카메라와 5개의 레이더, 12개의 초음파 센서로 구성된 ‘첨단 센서 세트(Sensor Set)’ 기본으로 탑재돼 운전자 및 탑승자, 도로 위 모든 이들까지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수준의 안전 표준을 제시한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river Understanding System)’과 ‘실내 승객 감지 시스템(Occupant Sensing System)’을 도입해 운전자의 컨디션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차량 내 방치될 수 있는 어린이나 반려동물의 사고를 원천적으로 예방한다.

EX90은 더욱 발전된 충돌 구조와 안전 케이지(Safety Cage)로 설계됐다. 경량 알루미늄, 보론강(초고강도 강철) 등을 적절히 사용해 사고 시 배터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그 결과, 기존 XC90 대비 비틀림 강성을 50%, 충돌 시 에너지 흡수를 20% 향상시키는 등 차량 하부와 배터리 팩 구조의 강도와 안전성을 높였다.

차세대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 및 파크 파일럿 어시스트(Park Pilot Assist)를 포함해 도로 이탈 방지 및 보호, 사각지대 경보 및 조향 어시스트, 교차로 경보 및 긴급 제동 서포트 등 볼보가 자랑하는 최첨단 안전 기능들이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된다.

EX90의 국내 출시 파워트레인은 106kW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차세대 트윈 모터를 결합한 사륜구동(AWD) 기반 트윈 모터(Twin Motor) 및 트윈 모터 퍼포먼스(Twin Motor Performance)로 출시된다. 배터리는 중국의 CATL 제품이다.

트윈 모터 모델은 최대 456마력(335kW)의 모터 출력으로 시속 0km에서 100km까지 5.5초 만에 도달한다. 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의 경우 최대 680마력(500kW)의 모터 출력으로 단 4.2초 만에 시속 0km에서 100km까지 도달할 수 있다. 여기에 사륜구동(AWD) 시스템은 안정성과 접지력을 증가시키고 즉각적인 토크 배분을 통해 코너링 시 부드러운 조향을 가능하게 하며, 울트라(Ultra) 트림에 적용되는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은 기존 에어 서스펜션 대비 부드러운 승차감과 편안한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안전이 보장된 환경에서 탑승자는 ‘힐링’에 집중할 수도 있다.

앞좌석 헤드레스트 등 25개의 스피커에서 쏟아내는 1610W급 출력의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하이 피델리티 사운드 시스템, 버튼 하나로 유리의 투명도를 조절하는 일렉트로크로믹 글라스 루프 같은 고급 편의사양을 북유럽의 평화로운 휴양지에서처럼 즐길 수 있다. 스웨디시 프리미엄에 해당되는 이 두 사양은 울트라 트림에 들어간다. 

또한 EX90에는 자체 개발한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800V 배터리 시스템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최대 350kW의 급속(DC) 충전을 통해 10~80%까지 약 22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 시간은 충전기 종류, 배터리 컨디션 및 외부 온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EX90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최대 625km다. (글로벌 WLTP 기준)

EX90의 판매 시작가는 기존 XC90 T8(PHEV) 모델보다 낮은 가격대로 책정해 1억 620만 원(트윈 모터 플러스 기준)으로 책정했다. 특히, XC90 T8 이상의 상품성을 갖춘 ‘트윈 모터 울트라 7인승’ 트림을 동일한 가격인 1억 1620만 원으로 책정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대표는 “EX90은 볼보자동차가 약 100년간 쌓아온 안전 헤리티지와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최고 수준의 기술이 완벽하게 결합된 상징적인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단순히 전동화로의 전환을 넘어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SDV)’ 시대에 타면 탈수록 더 똑똑해지고 안전해지는 새로운 차원의 스웨디시 프리미엄 가치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100c@osen.co.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