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APMA 캐비닛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남준의 양아들이자 조카로 백남준의 예술적 유산을 보존하고 홍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켄 하쿠다가 '살아있는 조각을 위한 TV 브라'(1969)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김정한 기자
세계적인 갤러리 가고시안이 백남준 에스테이트와 손잡고 서울 아모레퍼시픽 본사 내 1층 APMA 캐비닛에서 백남준 개인전 '백남준: 리와인드(Rewind) / 리피트(Repeat')를 개최한다.
1일 APMA 캐비닛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남준의 양아들이자 조카로 백남준의 예술적 유산을 보존하고 홍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켄 하쿠다는 "백남준은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믿었다"며 "사람들이 서로 소통한다면 화합하며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촌(백남준)은 우리 어머니에게 조카에게 TV를 많이 사주라고 권할 만큼 TV를 사랑했다"면서도 "정작 본인은 좋은 기기를 고집하지 않았고 시청 중 자주 잠들곤 했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타계 후 25년 만에 에스테이트의 협력으로 고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조명 전시다. 역사적 요충지인 서울에서 그의 혁신적 예술 세계를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백남준의 미공개작 '미디어 샌드위치'(1961–1964). © 뉴스1 김정한 기자
이번 전시의 핵심은 백남준이 평생 추구한 '전자기기의 인간화'와 '미디어의 확장성'이다. 주요 출품작인 '살아있는 조각을 위한 TV 브라'(1969)는 첼리스트 샬롯 무어만을 위해 제작된 작품이다. 연주 소리에 따라 TV 화면이 반응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기술이 예술적 신체와 결합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또한 빈티지 라디오를 개조해 영상 매체로 탈바꿈시킨 '베이클라이트 로봇'(2002)과 고대 영성과 현대 기술의 대치를 상징하는 '골드 TV 부처'(2005) 등 작가의 연대기를 관통하는 상징물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미공개작을 최초로 공개하며 학술적·예술적 가치를 더한다. 1960년대 초반 음악 작곡에서 전자매체 설치로 전환하던 시기의 실험을 보여주는 '미디어 샌드위치'(1961 1964)는 백남준의 예술적 기원을 확인하게 한다. 이 외에도 존 케이지와 머스 커닝햄을 기리는 헌정작과 목재 회화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군이 포함된다.
백남준은 1950년대부터 텔레비전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오늘날의 디지털 문화를 예견한 선구자다.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현대적 건축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새로운 기술이 문화를 형성하는 현재 시점에 백남준의 선견지명이 어떤 울림을 주는지 확인하는 자리다.
백남준의 대표작 '골드 TV 부처'(2005)가 전시장에 배치되어 있다. © 뉴스1 김정한 기자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은 한국인의 창의성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다, 지리적 경계를 넘어 예술, 과학, 마케팅, 비즈니스 등 모든 분야에 열려 있는 글로벌한 관점을 견지했다. 특히 "비즈니스야말로 가장 세련된 양식의 예술"이라고 말할 정도로 비즈니스를 존중했으며, 기술이 인류의 삶에 미칠 영향을 예견하고 이를 '인간화'하는 데 집중했다. 2006년 작고한 그는 오늘날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확산적 사고를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
한편, 백남준 에스테이트는 작가의 아카이브를 정리하는 데만 10년의 시간을 들였다. 기술적 노후화 문제에 대해서는, 케이스와 같은 외형적 형태는 보존하되 내부 모니터 등은 당시의 최신 기술로 대체하는 유연한 보존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켄 하쿠다는 "에스테이트의 최종 목표는 그의 주요 작품들이 세계적인 미술관에 안착되어 영구히 사랑받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5월 16일까지 이어진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