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다 밑보다 달 표면을 더 많이 안다"…27% 완성된 바다 지도 이야기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07일, 오전 11:02

[신간] '지구의 완전한 지도'

'지구의 완전한 지도'는 화성 탐사 시대에도 여전히 미지로 남아 있는 전 세계 해저 지도를 완성하려는 인류의 거대한 도전을 다룬다.

책은 해저 지도 완성을 정복의 성취로만 다루지 않는다. "우리는 바다 밑바닥보다 달 표면을 더 많이 안다"는 문제 제기에서 출발한다. 이어 위성 데이터의 한계를 넘어 소나 기술과 해양 드론을 활용해 바다의 맨얼굴을 기록하는 '시베드2030' 현장을 추적하며, 자원 개발과 환경 보호, 현지인을 위한 지도의 필요성을 함께 짚는다.

먼저 오대양 최심부를 누빈 '파이브딥스' 원정과 해저 지도 제작의 선구자 마리 타프의 작업을 한 줄기로 묶는다. 매끈한 푸른 면처럼 보이던 바다 밑에 산맥과 협곡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따라가며, 해저 지도가 왜 아직 빈칸으로 남았는지 보여준다.

[신간] '지구의 완전한 지도'

저자는 해저를 그리는 일이 눈으로 보는 작업이 아니라 듣는 작업에 가깝다고 말한다. 빛이 닿지 않는 바다에서 레이저와 레이더가 막히는 자리를 소나가 메우고, 탐사선은 음파를 쏘아 올려 조각난 지형을 이어 붙인다.

이 과정에서 탐험의 속도보다 준비의 밀도를 더 오래 들여다본다. 승선 허가를 얻는 절차, 악천후 뒤 다시 측량을 시작하는 순간, 초속 0.7미터로 심연으로 내려가는 장면이 이어지며 과학 탐사가 지닌 긴장과 노동을 함께 드러낸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마리 타프가 있다. 타프는 수천 장의 데이터를 손으로 잇고 대서양중앙해령의 존재를 드러내며, 바다 밑바닥이 평면이라는 통념을 뒤집었다. 책은 그의 지도가 판구조론을 대중에게 보이게 만든 결정적 장면까지 되짚는다.

[신간] '지구의 완전한 지도'

지도는 과학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정치의 언어이기도 하다. 저자는 새로 발견한 해저 지형의 이름을 정하는 과정과 공해 해저를 둘러싼 국가 간 이해관계를 따라가며, 지도가 넓어질수록 분쟁의 근거도 정교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저자 로라 트레더웨이는 환경·해양 분야 전문 기자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미술과 문예창작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온타리오 셰리든 대학교에서 창작 논픽션을 가르친다. '월 스트리트 저널'과 '가디언'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 온 이력도 책의 현장성을 뒷받침한다.

△ '지구의 완전한 지도'/ 로라 트레더웨이 지음/ 박희원 옮김/ 눌와/ 2만20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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