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서치라이트와 유인등'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사쿠라다 도모야의 등단작 '서치라이트와 유인등'을 수록한 동명의 연작소설집이 한국어판으로 출간됐다. 이 소설집은 곤충을 찾아 떠도는 아마추어 탐정 에리사와 센의 첫 등장과 함께, 정통 미스터리의 논리와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함께 보여주는 출발점이다.
소설집에는 표제작 '서치라이트와 유인등'을 비롯해 '호버링 버터플라이', '나나후시의 밤', '화재와 표본', '대림절의 고치'까지 5편이 실렸다. 한 권을 따라 읽다 보면 한 작가의 첫걸음이라기보다 이미 완성된 세계에 들어선 느낌이 먼저 든다.
이 책의 중심에는 아마추어 탐정 에리사와 센이 있다. 그는 곤충을 찾아 전국을 떠돌고, 평소에는 어딘지 멍해 보이며, 사람들과 엇박자로 움직이는 인물이다. 하지만 사건이 벌어지면 누구보다 빠르게 핵심을 짚는다. 재능의 바탕은 화려한 추리가 아니라 관찰이다. 사람들의 몸짓과 말투, 흘려보내기 쉬운 한마디를 곤충을 들여다보듯 오래 바라본다.
이 작품집에서 펼쳐지는 사건은 추리소설의 익숙한 무대가 아니라 밤의 공원이나 낯선 차 안, 오래된 기억이 남은 장소에서 시작된다. 별일 없어 보이는 공간, 별 뜻 없어 보이는 말과 행동이 뒤늦게 하나의 진실로 이어진다. 독자는 "아, 그것이 사건이었구나" 하고 나중에야 깨닫는다. 이 느린 각성이 이 책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특히 곤충의 생태를 사람의 행동과 감정에 겹쳐 읽게 하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생물학적 시선과 본격 추리의 설계가 맞물리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사소한 장면을 오래 붙잡고, 작은 움직임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은 사건의 긴장을 높이는 동시에 작품 전체에 서늘한 서정을 남긴다.
이 소설집은 정교장치의 퍼즐 소설에 머물지는 않는다. 사쿠라다 도모야의 미스터리에는 인간의 어둠을 들추는 대신, 그 안에서 사라지지 않는 선의를 끝까지 붙드는 태도가 있다. 장르적으로는 약점이 될 수도 있는 휴머니즘을 오히려 힘으로 바꾸는 점이 이 작가의 개성이다.
사쿠라다 도모야는 최근 '잃어버린 얼굴'로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를 휩쓸며 일본 미스터리의 중심에 섰다. 그는 1977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어났고 사이타마대 이학부와 대학원을 거쳤다.
△ 서치라이트와 유인등/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내친구의서재/ 1만6800원
[신간] '서치라이트와 유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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