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 없이 베토벤을 선택하겠습니다. 그리고 베토벤 앞에서 연주하고 싶습니다. 피아노 앞에 앉아 그의 마지막 소나타 Op.111을 연주하면서 그의 표정을 보고 싶습니다." 중국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郞朗·44)은 가장 만나고 싶은 음악가로 베토벤을 꼽았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최근 진행한 뉴스1과 서면 인터뷰에서다.
랑랑은 "베토벤을 만난다면 '이 음악(소나타 Op.111)을 쓸 때, 머릿속에서는 어떤 소리를 듣고 계셨나요?'라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베토벤은 이미 완전히 청력을 잃은 상태였다"며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 오직 상상만으로 이런 음악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그의 후기 작품을 연주할 때마다 늘 떠올리게 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랑랑은 오는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약 1년 반 만에 국내 관객과 다시 만나는 무대다.
그는 한국 관객에 대해 "음악을 정말 깊이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굉장히 열정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춘 경우는 흔치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통은 지식이 깊거나, 혹은 열정적이거나 둘 중 하나인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이 두 가지가 함께 존재한다"며 "그래서 항상 한국 팬들과 강한 연결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 1부에서 모차르트의 '론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과 제31번을 들려준다.
2부에서는 알베니즈의 '스페인 모음곡', 그라나도스 '고예스카스' 중 '탄식, 또는 마하와 나이팅게일', 리스트 '위로' 중 제2번과 '베네치아와 나폴리' 중 '타란텔라'를 연주한다. 특히 '론도'와 '위로'는 지난해 10월 발매된 앨범 '피아노 북 2'(Piano Book 2)에 수록된 곡으로, 음반에 담긴 해석이 무대에서 어떻게 살아날지 기대를 모은다.
랑랑(유니버설뮤직 제공)
"제가 가장 바라는 음악적 소원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 고려한 점에 대해 "제가 스스로에게 던진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모든 곡이 공통적으로 무엇을 공유하고 있는가'였다"며 "제가 찾은 답은 '진정성’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연했다.
"'피아노 북 2'의 작품은 소품들이지만 매우 솔직해요. 베토벤의 후기 소나타 역시 때로는 잔혹할 정도로 철저하게 진솔합니다. 그리고 스페인 작품들, 알베니즈와 그라나도스의 음악은 기쁨과 삶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음악적 진실의 다양한 얼굴들'에 관한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랑랑은 다음 세대를 위한 음악 교육에 관심이 많다. 지난 2008년 랑랑 국제음악재단을 세워 재능 있는 어린 음악가를 발굴하고, 물질적·정신적으로 지원하는 등 '피아노 새싹'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그가 꼽은 가장 큰 소원 역시 음악 교과 연결돼 있다. "전 세계 모든 아이들이 음악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랑랑은 "모두가 전문 음악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음악이 주는 기쁨은 누구나 경험할 가치가 있다"며 "그것이 제가 바라는 단 하나의 소원이다, 만약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제 역할은 충분히 다했다고 느낄 것 같다"고 했다.
매년 새로운 시도로 음악적 지평을 넓혀 온 그는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핸콕, 헤비메탈 밴드 메탈리카를 비롯해, 비스트·악뮤(AKMU)·비 등 K-팝 아티스트들과도 협업해 왔다. 어떤 음악가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과 음악을 나누려 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랑랑 피아노 리사이틀' 포스터(마스트미디어 제공)
j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