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의 필력, AI 시대의 파고를 넘다…제68회 ‘갑자전’ 개막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08일, 오전 11:40

1984년 첫걸음을 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한 축을 묵묵히 지켜온 중견 화단 ‘갑자전(GAPJA Artist Group)’이 서른여덟 번째 봄을 맞아 제68회 정기전을 개최한다.

4월 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2층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각자의 언어, 하나의 울림'이다.이번 전시는 단순한 정기전을 넘어, 급변하는 기술 문명 속에서 인간 예술가의 존재 가치를 묻는 무거운 담론을 던진다.

양태모 갑자전 회장은 서문을 통해 “오늘날 AI 대체가 숙명적 과제가 된 시기에, 과거 ‘퇴폐미술’로 치부되던 고통이 현대 미술사의 중심이 되었듯 예술가의 치열한 조형 언어는 동시대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릴 것”이라며 전시의 취지를 밝혔다.

갑자전의 가장 큰 특징은 ‘세대 간의 조화’다. 이미 고인이 된 선배 작가들의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현재 왕성하게 활동 중인 30대 신진 작가부터 화단의 기둥인 80대 원로 작가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서로의 아틀리에를 방문해 때로는 격려를, 때로는 냉소적인 비평을 나누며 각자의 미학적 세계관을 다져왔다.

전시장에는 작가 24인의 고유한 색채가 가득하다.임근우 작가는 ‘Cosmos-고고학적 기상도’를 통해 유토피아적 이상향을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필치로 그려냈으며,박정용 작가는 돌의 형상에서 인간의 감정을 포착한 ‘키스(Kiss)’ 시리즈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양태모 작가는 크리스털과 아크릴을 활용한 ‘Light-flower’를 통해 빛과 생명의 순환을 조형적으로 풀어냈다.

이번 전시는 매체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하다. 박연의 서정적인 유화, 원정희의 혼합 매체 판화, 서윤제의 도자 회화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들이 대거 출품되었다. 또한 박운주, 황제성, 최필규, 주선희, 정영경 등 중견 작가들이 선보이는 탄탄한 내공의 작품들은 현대 미술이 지향해야 할 진정성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 외에도 김영미, 김진아, 손현주, 이수애, 김경순, 이상옥, 문현숙, 윤세호, 정아씨, 하리, 이영미, 조명숙 등 중견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깊이 있는 예술적 성찰을 공유한다.

미술평론가들은 “갑자전은 40년 넘는 세월 동안 단절 없이 이어져 온 보기 드문 작가 공동체”라며, “각자의 개성 있는 언어들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하나의 거대한 ‘울림’은 관객들에게 깊은 미학적 위로를 건넬 것”이라고 평가했다.


k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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