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에서 연민으로"…소년의 눈으로 다시 쓰는 삶의 12가지 이야기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09일, 오전 08:22

바퀴벌레 이야기 (동아시아 제공)

세상은 때로 고통스러운 사랑, 암울한 미래, 피로한 인간관계 등 우리를 괴롭히는 불청객들로 가득해 보인다. 이 책은 바퀴벌레, 과거, 죽음 등 삶에서 마주하는 12가지 키워드를 통해 우리가 가진 부정적 선입견을 의심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재해석해 나가는 소년의 모험을 담고 있다.

이야기는 식탁 위 바퀴벌레를 보고 비명을 지르는 소년으로부터 시작된다. 소년은 문득 자문한다. 바퀴벌레가 싫어진 이유에 대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간 소년은 유년 시절 어머니의 비명과 공포를 목격하며 바퀴벌레를 '혐오스러운 것'으로 규정했음을 깨닫는다. 우리가 지닌 많은 편견이 이처럼 삶의 불쾌한 경험과 상처로부터 출발해 '의심할 필요 없는 사실'로 굳어진다는 통찰이다.

소년이 선택한 해결책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이다. 혐오라는 필터를 걷어내고 바퀴벌레의 더듬이와 발의 움직임을 가만히 관찰하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소년은 자신이 두려워한 것이 존재 자체가 아니라, 자신이 덧씌운 '이야기'였음을 알게 된다. 호기심 어린 시선은 결국 연민으로 이어지고, 소년은 "바퀴벌레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깨달음과 함께 존재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 책은 소년의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다시 쓰는 작업이 곧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임을 역설한다. 유년의 아픔을 인정하고 대상을 선입견 없이 마주할 때, 세상은 더 이상 괴로운 불청객의 집합소가 아닌 연민과 사랑의 대상이 된다.

독자들은 소년의 모험을 따라가며 스스로가 믿어온 가짜 이야기들을 무너뜨리게 된다. 더 단단하고 치유된 삶의 서사를 써 내려갈 용기를 얻게 된다.

△ 바퀴벌레 이야기/ 매슈 맥스웰 글/ 엘리 데이글 그림/ 김선형 옮김/ 동아시아/ 1만 9000원

acenes@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