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은 받아 본 적 없어요"…문제아 낙인 뒤 숨은 빈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09일, 오전 09:09

[신간] '위기의 청소년 마주하기'

신선웅 지역교육복지센터 활동가가 학교와 사회의 경계에서 내몰린 청소년들의 현실과 구조적 문제를 치열하게 기록한 현장 르포 '위기의 청소년 마주하기'를 펴냈다. 저자는 '문제아'라는 낙인 뒤에 숨겨진 빈곤과 고립의 아픈 이유들을 경청하며 청소년을 치료의 대상이 아닌 존엄한 주체로 대할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청소년의 위기를 개인의 일탈로 보지 않는다. 지역교육복지센터 현장에서 마주한 빈곤과 결석, 폭력, 은둔, 단절의 장면을 따라가며 가정과 학교, 사회 구조가 어떻게 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는지 추적한다. 질문의 방향도 "누가 잘못했는가"가 아니라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가"에 맞춘다.

1부는 교실 밖으로 밀려나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기록한다.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에 대한 편견, 결석의 이면, 가정 안의 불화, 상담실 밖을 떠도는 위기의 징후가 촘촘하게 이어진다. 저자는 청소년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를 단순한 태도 문제가 아니라 생존 조건의 문제로 읽는다.

책의 사례는 아프게 다가온다. "용돈은 받아 본 적 없어요"라는 말 뒤에는 공부할 공간조차 없는 집과 친구 관계에서 밀려나는 현실이 놓여 있다. 저자는 이런 악순환이 우울과 무기력, 고립으로 이어진다고 짚는다.

저자가 청소년 곁에 질문하고 듣고 함께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가 모든 것을 가른다고 본다. 학교와 지역 기관이 있어도 프로그램과 사업 중심으로만 움직이면 정작 삶의 과정을 함께 지켜볼 사람은 사라진다고 지적한다.

이런 문제의식은 공교육의 비판으로도 이어진다. 저자는 청소년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곧바로 정신과 병원, 상담실, 대안학교를 떠올리는 현실을 묻는다. 청소년은 치료나 분리의 대상이 아니라 존엄한 존재이며, 지원이 또 다른 통제로 느껴지지 않으려면 먼저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2부에서는 교사와 보호자, 사회를 향한 제언이 이어진다. 교육복지가 학교 안에서 기피 영역이 된 현실, 보호자 비동의로 지원이 막히는 장면, 제도의 빈틈이 구체 사례와 함께 드러난다. 그럼에도 저자는 변함없이 연락을 건네는 교사 한 사람이 청소년을 다시 삶으로 붙잡을 수 있다고 적는다.

결국 이 책은 "청소년을 어떻게 지원할까"라는 물음을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확장한다. 관계가 끊어진 청소년에게 다시 손을 내밀 수 있는 사회, 목소리를 잃은 청소년에게 너의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말해 줄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는 호소다.

△ 위기의 청소년 마주하기/ 신선웅 지음/ 교육공동체벗/ 1만50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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