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인구정책 대전환 700일의 기록'
주형환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일·돌봄·주거라는 3대 정책의 대전환을 추진했던 과정을 '인구정책 대전환 700일의 기록'에 풀어냈다.
주형환 전 부위원장은 '저출산 대응'을 넘어 생애 주기 전반을 지원하는 인구 전략으로 정책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인구 위기를 단순한 출산율 저하로 다루지 않는다. 노동력 감소, 성장률 둔화, 연금과 의료 재정 부담, 지방 소멸 위험까지 겹친 복합 위기라고 판단했다.
저자는 2024년 2월 부임 당시 합계출산율 0.72명이라는 절망적 상황에서 관행적 대응을 멈추고 패러다임 전환에 나섰다고 돌아봤다.
핵심은 '일·돌봄·주거' 3축이다. 책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담과 기회비용을 줄이려면 일·가정 양립, 국가 책임 돌봄, 주거와 금융 지원이 동시에 가동돼야 한다고 본다. 저출생의 직접 원인과 구조적 원인을 구분해 접근한 점도 이 책이 내세우는 특징이다.
일자리와 돌봄 대목에서는 육아휴직과 유연근무, 늘봄학교, 무상 교육·보육 확대가 함께 언급된다. '필요할 때 유연하게, 소득 걱정 없이,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는 보육 환경이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주거 정책은 혼인과 출산의 핵심 조건으로 놓인다. 책은 신혼·출산·다자녀 가구를 위한 주택 공급 확대, 신생아 우선공급, 신생아 특례 구입·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 완화 등을 구체 사례로 든다. 결혼과 출산이 주거 마련의 '페널티'가 아니라 '메리트'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책은 초고령사회 대응도 별도 축으로 세운다. 저자는 고령화를 복지 부담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산업의 기회로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에이지테크와 치매머니, 계속고용, 노인연령 조정 논의가 여기에 묶인다. 고령화 정책을 '복지에서 산업으로' 넓혀야 한다는 제안이다.
구조적 과제에 대한 문제 제기도 크다. 사교육비 부담, 수도권 집중, 청년의 늦은 사회 진출, 이민정책의 한계가 저출생과 맞물려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방 거점 도시 육성, 생활 인구 확대, 포용적 이민정책, 글로벌 인재 확보를 인구 전략의 새 축으로 제시한다.
정책 집행 방식의 변화도 책이 강조하는 대목이다. 과거의 출산 장려 홍보가 강요와 정보 전달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나도 아이도 행복한 세상' 같은 공감형 캠페인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만이 아니라 방송계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움직여야 반전이 가능하다고 저자는 믿고 있다.
△ 인구정책 대전환 700일의 기록/ 주형환 지음/ 21세기북스/ 2만4000원
art@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