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쓴 닭, 오덕 갖춘 영물로 나타나다"…김미영 '복닭갓닭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10일, 오전 08:50

김미영 '복닭갓닭 전(展) - 옛이야기 멋스러운 우리 그림'전 포스터 (갤러리지지향 제공)

김미영 개인전 '복닭갓닭전(展) - 옛이야기 멋스러운 우리 그림'이 출판도시 갤러리지지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5월 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갓닭'이라는 독창적인 모티프를 통해 민화의 상징체계를 새롭게 해석한다.

전시의 중심인 '갓닭'은 닭과 갓이라는 두 가지 상징의 결합체다. 전통 민화에서 닭은 머리의 볏(文), 발의 발톱(武), 적 앞에서 물러나지 않는 기개(勇), 먹이를 보면 주위를 부르는 너그러움(仁), 때를 맞춰 새벽을 알리는 성실함(信) 등 '오덕'(五德)을 갖춘 영물로 여겨졌다. 여기에 선비의 자존심이자 품격의 상징인 갓이 더해지면서, 평범한 존재 안에 깃든 비범한 기풍과 선비적 신념을 시각화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미영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갓닭' 시리즈 20여 점을 선보인다. 민화 특유의 화려한 색채와 세밀한 묘사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화면 구성은 관람객에게 직관적인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동시에 화려한 겉모습 이면에 담긴 길상과 입신양명의 염원, 그리고 현대인에게 필요한 덕망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김미영, 백수백복(닭)_55x75_2022년 6월 7일 (갤러리지지향 제공)

김미영 작가는 "닭이 지닌 상징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갓이라는 장치를 선택했다"며 "이번 전시가 우리 내면에 잠재된 가능성과 오덕의 가치를 환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를 기획한 강경희 갤러리지지향 대표는 "갓닭은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상징과 서사가 결합된 강력한 이미지다"라며 "민화가 가진 이야기의 힘을 현대적으로 확장한 의미 있는 사례"라고 평했다.

그간 국내외 미술제를 통해 민화의 현대적 가능성을 실험해 온 김미영 작가는 교육과 지역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민화의 대중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통을 박제된 유물이 아닌,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는 동시대적 언어로 마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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