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선택 "신이 되느니 인간으로 남겠다"…스릴러x로맨스x판타지소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10일, 오전 09:09

[신간] '이사야가 되지 않는 법'…엄마의 집착과 도시의 규율에 맞선 소녀

전작 '시간이 멈춰 선 화과자점, 화월당입니다'를 11개국에 수출한 이온화가 판타지 성장소설 '이사야가 되지 않는 법'으로 돌아왔다. 주인공은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에서 죽음을 극복한 16번째 '복생자'로 환생한 이후 도시의 신 '이사야'가 되기를 거부하며 자유를 찾아간다.

소설의 무대는 태초의 신 이사야가 떠난 뒤, 차기 이사야를 기다리는 도시다. 이 세계에서 신이 되려면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복생술'을 받은 복생자여야 하고, 미성년자여야 하며,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존재여야 한다.

주인공 주인연은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로 죽었다가 16번째 복생자로 되살아난다. 복생자는 죽음을 극복한 성스러운 존재로 불리며 보통 인간보다 높은 계급에 놓인다. 그러나 인연은 그 영광 뒤에 숨은 강압과 통제를 곧바로 마주한다.

차기 이사야 후보가 된 인연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가족과 떨어져 복생자 아파트에서 홀로 살아야 하고, 고행과 규율을 견디며 순수함을 지켜야 한다. 가장 자유로워야 할 신이 오히려 가장 자유롭지 못한 존재라는 역설이 인연을 짓누른다.

그 억압은 엄마의 집착 속에서 더 선명해진다. 엄마는 인연을 신세기의 신으로 만들겠다고 밀어붙인다. 인연은 기대와 신뢰가 강박으로 변한 세계에서 질식감을 느끼고, 끝내 차기 이사야가 되는 길에 단호히 "싫어요"라고 말한다.

인연 앞에 나타나는 인물은 최하위 계층인 '계급인' 진초원이다. 밤의 채집자인 초원은 계급의 경계 밖에서 인연에게 손을 내민다. 그는 "나랑 연애해줘"라고 말하며 인연이 이사야 후보에서 탈락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하고도 뜻밖의 길을 제안한다.

둘의 관계는 단순한 탈출 도모에 그치지 않는다. 고행을 겪은 날 밤마다 인연은 거리로 나서고, 초원은 곁에서 함께 걷는다. 그 과정에서 방화 사건과 연쇄살인 사건의 단서가 겹치며, 소설은 성장서사 위에 스릴러와 로맨스를 겹쳐 올린다.

화기 하나 없는 복생자 아파트에서 잇따라 화재가 일어나고 미성년 복생자가 죽자, 인연을 향한 압박은 더 거세진다. 신입 형사 인아까지 등장해 방화의 단서를 쫓는 가운데, 인연은 신이 되는 길과 인간으로 살아가는 길 사이에서 더 날카로운 선택을 요구받는다.

이온화는 이 작품에서 신성이라는 이름의 억압, 계급과 편견, 엄마의 광적인 집착, 그리고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려는 의지를 한데 묶는다. '이사야가 되지 않는 법'은 신이 되는 이야기라기보다 끝내 자기 자신으로 남으려는 열여섯의 성장기다.

△ 이사야가 되지 않는 법/ 이온화 지음/ 나무옆의자/ 1만60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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