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바다에서 온 소년'…개럿 카의 첫 장편소설
2026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른 개럿 카의 장편소설 '바다에서 온 소년' 한국어판이 출간됐다. 이 소설은 어느 날 새벽 아일랜드 어촌 해변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아기가 한 가족의 일원이 되어 20년간 성장하며 마을의 운명을 어떻게 다시 쓰는지 밀도 있게 그려낸다.
개럿 카는 아일랜드 서해안 어촌 마을에서 자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아이의 도착이 가족과 공동체의 균형을 어떻게 흔드는지 따라간다. 출간 전 원고 공개 24시간 만에 영국 피카도르가 판권을 선점한 배경도 이 소설의 기대를 보여준다.
이야기의 무대는 아일랜드 더니골의 작은 어촌 마을이다. 바다에서 발견된 갓난아기를 어부 앰브로즈가 집으로 데려오면서 가족의 일상은 미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이는 브렌던이라는 이름을 얻고 가족이 되지만, 그를 둘러싼 기대와 소문, 질투와 침묵도 함께 자란다.
브렌던은 마을 사람들에게 평범한 아이이면서도 동시에 특별한 존재가 된다. 사람들은 그에게 축복을 구하고 의미를 덧씌운다. 길에서 만난 이들이 어깨를 맡기며 소원을 말하고, 브렌던이 "모든 게 잘되길 바라요"라고 답하는 장면은 작은 공동체가 한 존재를 어떻게 신화로 키워내는지 보여준다.
이 소설의 미덕은 사건보다 장면에 있다. 파도에 실려 온 아기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간호사의 집 앞에 모이고, 창가에 촛불이 켜지고, 성당에 오랜만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차는 초반부는 마을 전체의 감정을 단숨에 일으킨다. 바다가 남긴 존재 앞에서 공동체가 집단적으로 흔들리는 순간이 또렷하다.
형제의 감정과 가족의 균열도 세밀하게 다룬다. 브렌던이 가족 안으로 들어오면서 형 데클란의 마음은 흔들리고, 앰브로즈와 크리스틴 역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아이를 받아들인다. 누군가는 침묵으로 사랑하고, 누군가는 상처를 입으면서도 관계를 완전히 끊지 못한다.
바다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밀어 올리는 힘으로 작동한다. 바다 위에서 자신의 존재를 실감하는 앰브로즈의 감각, 고립된 곳에서 활기차게 뛰노는 브렌던의 모습은 이 소설이 왜 어촌이라는 공간을 택했는지 설득한다. 삶의 고요와 폭풍이 같은 자리에서 번갈아 몰려온다.
이 책은 2025 아일랜드 북 어워드 '올해의 소설상'과 2026 브리티시 북 어워드 '올해의 데뷔 소설' 최종 후보에도 올랐고, 현재 14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고 있다.
△ '바다에서 온 소년'/ 개럿 카 지음/ 이은선 옮김/ 북파머스/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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