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덫, 오보와 가짜뉴스'는 오보와 가짜뉴스를 몇몇 언론사의 일탈이나 특정 세력의 조작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거짓 정보가 소비자의 확증 편향과 공급자의 경쟁 논리, 권력의 정보 통제와 맞물릴 때 가장 강해진다고 본다. 진실을 왜곡하는 힘의 출발점을 언론 바깥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에서 먼저 찾는다.
저자는 오보와 가짜뉴스를 몇몇 언론사의 일탈이나 특정 세력의 조작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거짓 정보가 소비자의 확증 편향과 공급자의 경쟁 논리, 권력의 정보 통제와 맞물릴 때 가장 강해진다고 본다. 진실을 왜곡하는 힘의 출발점을 언론 바깥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에서 먼저 찾는다.
저자는 역사 속 오보 사례를 끌어와 이 구조를 해부한다. 베를린 장벽 붕괴 오보와 한반도 신탁통치 오보, 북베트남 통킹만 오보, 강기훈 유서 대필 오보, 제노비스 오보 같은 사례가 잇따라 등장한다. 각각의 사건은 사실보다 믿고 싶은 서사가 얼마나 쉽게 대중과 언론을 사로잡는지 보여준다.
권력과 언론의 공생 구조도 짚는다. 책은 군과 검찰, 정치권력처럼 정보를 독점한 기관이 선택적으로 흘리는 정보 앞에서 언론이 얼마나 쉽게 취약해지는지 묻는다. 저자는 여론 조작의 책임을 보도한 언론의 출구에만 물을 게 아니라, 조작된 정보를 만드는 입구까지 겨눠야 한다고 본다.
가짜뉴스의 개념을 정리하는 장에서는 거짓 정보의 생산 의도와 용어 사용 목적을 함께 나눠 살핀다. 과실과 고의, 풍자와 날조를 구분하면서 일상에서 접하는 거짓 정보의 층위를 세밀하게 설명한다. 클레어 워들이 정보의 유해성과 의도성에 따라 7가지로 분류한 유형도 제시한다.
책은 또 가짜뉴스가 왜 지금 더 폭발적으로 번지는지도 설명한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특정 진영의 편향을 확인해주는 뉴스 수요가 급증하고, 탈진실 풍조는 이 거짓을 위한 고속도로가 된다는 분석이다. 소셜 미디어는 이런 욕망과 감정을 사실보다 빠르게 퍼뜨리는 증폭 장치로 그려진다.
그렇다고 저자가 문제를 디지털 플랫폼 탓으로만 돌리지는 않는다. 타블로이드의 음모론이 소셜 미디어의 음모론보다 덜 위험하지 않다고 보며, 본질은 플랫폼이 아니라 가짜뉴스라는 현상 자체라고 말한다. 정보 민주화는 진실을 넓혔지만 동시에 거짓의 확산 속도도 키운 양면적 변화라는 진단이다.
해법은 단순 규제가 아니다. 책은 거짓의 제거보다 진실의 가속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미 왜곡된 정보가 인식 속에 자리 잡은 뒤에는 바로잡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나는 왜 이 뉴스를 믿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각자가 먼저 던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 욕망의 덫, 오보와 가짜뉴스/ 양상우 지음/ 인물과사상사/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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