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판차탄트라'
'판차탄트라'는 인도에서 오래도록 구전돼 온 우화 모음집이다. 제목은 산스크리트어로 '다섯'을 뜻하는 '판차'와 지혜의 확장, 방법, 전략을 뜻하는 '탄트라'가 결합한 말이다. 말 그대로 '다섯 묶음의 지혜로운 이야기들'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전승에 따르면 이 우화들은 브라만 학자 비슈누샤르마가 왕의 세 아들을 가르치기 위해 들려준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추상적인 교훈을 설교하기보다 동물과 인간, 수도승이 뒤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로 판단력과 분별력을 익히게 하는 방식이다.
구성은 다섯 묶음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친구를 배신하지 않는 의리, 두 번째는 새로 사귄 친구와의 우정, 세 번째는 전쟁과 갈등 속 교훈, 네 번째는 이익과 손해, 다섯 번째는 경솔함이 부르는 실수에 관한 이야기다. 모두 80여 편 우화가 액자식으로 이어지며 다음 이야기를 불러낸다.
이 책이 흥미로운 지점은 지혜를 단선적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약삭빠름과 영리함, 슬기로움과 간계, 기민함과 교활함은 보는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같은 행동도 누군가에게는 묘책이고 누군가에게는 술수다. 책은 정답을 박아 넣기보다 독자가 각 이야기에서 스스로 판단하게 만든다.
이번 한국어판은 산스크리트어 원본의 흐름을 바탕으로 하되 현대 독자가 읽기 쉽게 다시 편역했다. 대화체를 중심으로 각 이야기를 독립된 장으로 재구성했고, 고어와 긴 호칭, 낯선 이름은 덜어냈다.
'판차탄트라'는 특정 문화권에만 머물지 않았다. 중동과 유럽으로 퍼져 여러 언어로 번역됐고, 이솝 우화 전통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전래동화와 민담에서도 닮은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꾀 많은 원숭이와 아둔한 악어 이야기가 판소리 '별주부전'을 떠올리게 한다는 설명도 이런 맥락에 놓인다.
본문에 실린 '호기심 많은 원숭이', '여우와 북소리' 같은 이야기는 익숙한 우화 구조를 따른다. 원숭이는 쓸데없는 호기심에 목숨을 잃고, 여우는 무서운 북소리의 정체를 확인한 뒤 두려움에서 벗어난다.
엮은이 배해수는 인도 전통 정신문화를 연구해 온 요가 수행자이자 문화인류학자다. '요가비전', '인도 전통요가의 맥', '신이 부르는 노래' 등을 통해 인도 사유를 한국어로 소개해 왔다.
△ 판차탄트라/ 배해수 엮음/ 지혜의나무/ 3만8000원
art@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