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정 서울시무용단장 및 노연택 무용수. (사진=방인권 기자)
다음 달 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서울시무용단 ‘스피드’는 클라이맥스에서 무용수 1명이 5분간 ‘즉흥무’만으로 무대를 채운다.
이 작품의 안무를 맡은 윤혜정 서울시무용단장은 1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장단을 갖고 노는 게 즉흥이다. 즉흥성에 속도를 더하면 최고의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 생각해 솔로 무용수가 즉흥무를 추게 했다”고 밝혔다.
‘스피드’는 지난해 300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초연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올해는 S씨어터보다 객석 규모가 2배 이상 큰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솔로 즉흥무가 등장하는 5장은 ‘스피드’의 주제를 응축한 하이라이트다. ‘사회의 속도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의 속도가 중요하다’는 주제를 집약적으로 드러낸다. 윤 단장은 “음악·영상을 모두 무용수의 움직임에 맞추고, 무용수는 속도를 조절하며 마음껏 춤을 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용수 노연택이 솔로 파트를 맡는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혼자 완성해야 하는 부담은 없을까. 노연택은 “즉흥으로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지만, ‘내가 왜 움직여야 되는지’ 계속 고민하고 무대에 오른다”면서 “무용수가 느끼지 못하는 감정은 관객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동작 하나하나에 감정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단장은 즉흥무와 관련해 세세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 전적으로 무용수의 해석을 존중한다. 노연택도 즉흥무를 본인만의 해석으로 풀어냈다. 그는 “무용수들이 퇴장하고 내가 공허하게 뒤에서 나오는데, 아무도 없는 사막 속에서 작게 피어오르는 씨앗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씨앗이 식물로 자라는 과정에서 본연의 속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춤을 춘다”고 언급했다.
노연택은 이번 공연에서 지난해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그는 “초연 땐 강한 에너지와 정확도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엔 한국적 호흡에 집중했다. 음악과의 합도 생각하고 있다”면서“익숙함에 머물지 않으려고 하니 신작보다 재공연이 더 어려운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현대적인 한국무용 만드는데 전력”
이번 재공연에선 노연택 외에 여성 단원 김민지가 솔로 즉흥무를 맡아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일종의 ‘더블 캐스팅’이다. 윤 단장은 “남녀 무용수 각각이 주는 속도의 질감이 다르기 때문에 ‘더블 캐스팅’을 시도했다”며 “남녀 버전 공연을 모두 봐야 이번 공연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피드’는 서울시무용단이 무용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미국 베시 어워드를 수상한 뒤 처음 선보이는 정기공연이다. 수상 이후 고무된 분위기를 ‘스피드’로 이어간다는 각오다. 윤 단장은 “앞으로도 한국 춤의 유연함과 선, 호흡이 돋보이는 현대적인 한국 무용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노연택은 “무용계의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사람으로서 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노연택 무용수(사진=방인권 기자)
윤혜정 서울시무용단장(사진=방인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