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나·서승만 이어 황교익까지…문화예술 기관장 '보은인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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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4월 20일, 오전 06:00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는 지난 17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문광연) 신임 원장에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를 임명했다. 그동안 학계, 관료 출신이 주로 맡아온 국책 연구소 수장 자리에 ‘현장 전문가’를 배치했다는 점에서 ‘파격’ 인사라는 평가다. 일부에선 정치적 보은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정부 문화·관광 정책의 근간이 되는 연구 수행기관의 전문성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내세운 황 신임 원장 발탁 명분은 ‘현장성 강화’와 ‘혁신’이다. 황 원장은 농민신문 기자 출신으로 사단법인 향토지적재산본부 연구위원 등을 거치며 지역 특산물의 브랜드화와 스토리텔링에 주력해온 인물이다. 특히 문체부는 황 원장이 서울공예박람회 총감독과 부산 푸드필름 페스타 운영위원장을 역임하며 전시와 영상 콘텐츠를 아우르는 기획 역량을 증명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꼽았다. 최 장관은 “신임 원장의 폭넓은 현장 경험이 K컬처를 선도하는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며 황 원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부의 설명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문화·관광 업계 등 현장에선 이번 인사를 정치적 이해 관계를 고려한 보은 인사로 보고 있다. 황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재임 중이던 2021년 도 산하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다가 ‘보은 인사’ 논란이 일면서 자진 사퇴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문광연 원장 임명을 두고 황 원장의 지나온 이력이나 전문성보다 이 대통령과의 오래된 정치적 유대 관계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정책 싱크탱크 수장 자리가 정권의 전리품으로 전락할 경우 연구 독립성과 객관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광연 내부의 동요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역대 원장 대다수가 관련 분야 박사 학위 소지자나 교수 출신이었던 것과 달리 행정 경험이 전무한 비전문가가 부임하면서 내부에선 국책 연구기관으로서 권위와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고 봐서다. 연구원 내부 관계자는 “현장 감각과 정책 데이터 분석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결국 이번 인사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K컬처 산업화’와 ‘로컬 경제 활성화’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황 원장의 ‘현장론’이 단순한 직관을 넘어 정책 통계와 객관적 데이터로 입증되지 못할 경우, 국책 연구기관으로서 공신력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편 문화예술계 시민단체인 ‘문화연대’는 2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황교익 문광연 원장을 비롯 최휘영 문체부 장관, 장동직 국립정동극장 이사장, 박혜진 국립오페라단 단장, 장한나 예술의전당 사장, 서승만 국립정동극장 대표 등 이재명 정부 문화예술 인사정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이 17일 오전 서울 와룡동 문체부 청사에서 황교익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신임 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문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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