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누가 세계의 규칙을 바꾸는가'
저자는 미국의 대외 전략이 방어적 유지에서 공세적인 영향력 확대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확고한 결의' 작전과 같은 군사적 행동이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21세기 패권 전략의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임을 분석한다.
이 책은 2026년 국제질서의 균열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바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생포한 작전 '확고한 결의'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돌출 행동이나 일회성 군사 작전으로 보지 않는다. 2025년 말 발표된 미국 국가안보전략과 연결해, 미국이 서반구를 다시 영향권 아래 두려는 장기 전략의 일부로 읽는다.
임승수는 미국이 '마약' '테러' '인권' 같은 언어를 어떻게 개입의 명분으로 조직하는지도 짚는다. 한 국가의 지도자가 범죄자나 독재자로 규정되는 순간 국제법 원칙이 어떻게 흔들리고, 법 집행과 군사 개입의 경계가 어디서 무너지는지 차분히 해부한다.
[신간] '누가 세계의 규칙을 바꾸는가'
중남미를 바라보는 미국과 중국의 시선 차이도 책의 중요한 축이다. 저자는 중국이 중남미를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축'으로 재규정하며 새로운 질서 설계의 일부로 포섭하려 한다면, 미국은 여전히 이 지역을 자국 안보와 번영을 위한 핵심 공간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한다.
책은 사건의 표면만 좇지 않는다. 차베스 혁명과 마두로 정권의 형성 과정, 미국 제재 속에서 버텨온 베네수엘라 사회의 내부 구조, 제재가 낳은 인권 침해와 집단적 처벌 문제까지 함께 조망한다.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갈등을 특정 정권의 선악 구도로 환원하지 않고, 국제정치와 에너지, 이념과 생존의 층위가 얽힌 복합 문제로 본다.
목차 구성도 이런 문제의식을 그대로 드러낸다. 1장부터 3장까지는 '확고한 결의'와 '돈로 독트린'을 통해 사건과 명분, 패권의 설계도를 해부하고, 4장부터 7장까지는 차베스 혁명과 미국 제재, 베네수엘라 내부 구조를 짚는다. 8장과 9장에서는 다극화 시대 중남미의 선택과 역사의 진자운동까지 시야를 넓힌다.
임승수는 2006년 '베네수엘라 혁명 연구모임'을 결성하고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를 펴내며 국내에 중남미 정세를 꾸준히 소개해온 작가다.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과연 규칙인가, 아니면 그 규칙을 만들어내는 힘인가라는 질문이 책을 덮고나서도 남는다.
△ '누가 세계의 규칙을 바꾸는가'/ 임승수 지음/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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