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문해력'
민주주의가 단순한 '투표 시스템'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개개인의 자아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 조건임을 알려주는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문해력'이 철수와영희에서 나왔다.
저자는 법치, 삼권분립, 정당, 극우, 헌법, 인권, 언론, 여론 같은 주제를 통해 민주주의의 역사와 의미를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청소년 독자가 민주주의를 제도나 상식 수준에서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 삶과 연결해 이해하도록 짠 점이 먼저 눈에 띈다.
인간의 존엄성에서 민주주의의 출발점을 찾는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중국의 만리장성에 깃든 민중의 울음부터 시민혁명과 한국의 촛불혁명까지, 인류 역사를 존엄을 지키려는 싸움의 흐름으로 다시 읽는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권리도 그런 투쟁의 축적 위에 놓였다고 말한다.
선거 제도 역시 자연스럽게 주어진 장치가 아니었다고 짚는다. 프랑스에서 1848년에야 모든 남성이 투표권을 가졌고, 여성의 투표권은 1946년에 이르러서야 주어졌다는 사실을 통해 민주주의가 끊임없이 확장돼 온 과정임을 보여준다. 투표권의 역사만 봐도 민주주의는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라는 뜻이다.
3권분립을 다루는 대목은 한국 현대사와 맞물린다. 이승만·박정희 정부 시절 입법부와 사법부가 정권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환기하며, 헌법 조문에 삼권분립이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제도가 아니라 그것을 지키는 시민의 힘이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저자는 경제와 정당의 관계도 함께 묻는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근대 사회의 '두 얼굴'로 놓고, 둘이 같은 시대에 태어났지만 서로 다른 꿈을 품고 자라왔다는 점을 설명한다. 민주주의를 정치 절차로만 좁히지 않고 사회 구조와 연결해 읽게 하는 장치다.
최근 심화하는 극우와 혐오 문제도 청소년 눈높이로 끌어내린다. 유럽 극우와 다른 '한국형 극우'의 기형적 실태를 짚고, 가짜 뉴스와 왜곡된 여론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잠식하는지 설명한다. 인종·국가·민족 우월감과 차별이 극우로 가는 길목이라고도 말한다.
한국 민주주의의 전개를 정리한 부분도 비중 있게 들어갔다. 3·1혁명에서 시작해 4·19 혁명, 5·18 광주 민주 항쟁, 6월 민주 항쟁,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가며 'K-민주주의'를 단순한 자부심의 언어가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문해력'/ 손석춘 지음/ 철수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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