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도 한 달에 하루는 쉰다…매달 28일 열리는 무료 목욕탕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20일, 오전 09:09

[신간] '고양이 목욕탕'

장준영 작가가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의 비밀스러운 일상을 따뜻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그림책 '고양이 목욕탕'을 펴냈다. 우연히 교각 밑에서 고양이 무리를 발견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이 작품은 한 달에 하루, 매달 28일이면 우리 동네 고양이들이 모두 목욕탕에 모인다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이날은 '고양이 목욕탕'이 무료로 열리는 날이다. 평소에는 어디에서 사는지조차 좀처럼 보이지 않던 고양이들까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목욕탕의 주인은 빨간 앞치마를 두른 개다. 이 마음씨 좋은 주인은 28일 하루만큼은 고양이라면 누구든 반긴다. 그래서 '고양이 목욕탕'은 몸을 씻는 곳을 넘어온 동네 고양이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쉼터, 축제의 장이 된다.

책은 물을 싫어하는 동물이라는 익숙한 고양이 이미지를 뒤집는다. 처음 목욕을 해 보는 고양이들은 겁을 내고 주저하지만, 거품과 물줄기, 따뜻한 바람을 지나며 차츰 긴장을 푼다. 목욕이 끝난 뒤 온탕과 사우나, 찜질과 휴식을 즐기는 장면은 유쾌하고 포근하다.

목욕탕 풍경은 단순한 환상에 머물지 않는다.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식혜를 옆구리에 낀 채 낮잠에 빠진 고양이들, 목욕탕 곳곳을 느긋하게 어슬렁거리는 모습은 우리 주변 어딘가에 실제로 살아 있을 것 같은 이웃의 표정을 띤다. 익살과 다정함이 함께 흐른다.

작품의 바탕에는 길고양이를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놓여 있다.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 주던 시절, 고양이들은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사료는 남김없이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산책길에서 교각 밑을 받치는 판 안쪽에서 고양이 무리가 달려 나오는 장면을 보고, 작가는 우리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길고양이들이 분명한 삶의 자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마주했다.

그 경험은 그림책의 상상력으로 이어졌다. '고양이 목욕탕'은 고양이들이 어디에서 쉬고,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다정한 이야기로 바꿔 놓았다.

△ 고양이 목욕탕/ 장준영 지음/ 어린이작가정신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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