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만은 입시지옥 안돼" 대치동 떠난 1타강사…충북 증평 이사와서 깨닫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21일, 오전 09:09

왼쪽부터 [신간] 'AI 시대 부모가 할 일' '대치동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조장훈 저, 사계절, 2021)과 '이제는 멈춰야 할 대치동'(손성은 저, 북랩, 2025)
8학군 대치동에서 1타강사로 활약하던 심정섭이 충북 증평 산골마을로 이사갔다. 두 자녀의 교육때문이었다. 'AI 시대 부모가 할 일'은 성적 경쟁에 소진되는 아이들을 지켜본 현장 경험과 자연 속에서 자녀를 키운 삶을 바탕으로 부모가 먼저 질문력·소통력·인간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정섭은 대치동에서 유명 강사로 활동하며 수많은 제자를 명문대에 진학시켰다. '대한민국 학군지도', '대한민국 입시지도' 등을 펴내며 학군·입시 전문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이런 경력의 소유자가 자신의 두 아이를 위해 학군과 입시를 좇기보다 충북 증평이라는 의외의 장소로 이사했다. 왜일까.

저자는 대치동 한복판에서 성적과 등급을 위해 영혼 없이 소진되는 아이들을 목격하며 깊은 회의를 느꼈다고 말한다. 결국 그는 학군지가 아닌 자연 속으로 내려갔다. 아이들이 흙을 밟으며 몸과 마음의 근육을 먼저 키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주가 곧 해답은 아니었다. 산골마을에도 쇼츠와 AI의 영향이 시공간을 넘어 스며들었고, 저자는 여기서 새로운 화두를 붙잡는다. 어디서 키우느냐보다 어떻게 키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결론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책은 만 12~13세 전전두엽이 완성되기 전을 자녀 교육의 골든타임으로 본다. 유초등 시기에는 디지털 기기를 무턱대고 가까이하기보다 몸과 마음의 기초 체력을 먼저 길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이의 내면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는 어떤 기술도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본다.
[신간] 'AI 시대 부모가 할 일' 에서 저자가 끝내 강조하는 축은 질문력, 소통력, 인간력이다. 프롬프트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묻고자 하는 의지이고, 부모와의 깊은 유대감과 공감 능력, 운동과 숙면, 인문학적 성찰이 결국 아이를 지탱할 힘이라고 짚는다.
그렇다고 AI를 금지하자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부모와 자녀가 '공동 학습자'가 돼 AI를 '공부 도우미'가 아니라 '창의적 파트너'로 끌어올리는 19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제미나이로 만드는 스토리북, 전략 퍼즐 게임, 퍼플렉시티를 활용한 연극·뮤지컬 수업, 챗GPT로 만드는 역사 장면 영상 같은 방식이 이어진다.

저자가 끝내 강조하는 축은 질문력, 소통력, 인간력이다. 프롬프트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묻고자 하는 의지이고, 부모와의 깊은 유대감과 공감 능력, 운동과 숙면, 인문학적 성찰이 결국 아이를 지탱할 힘이라고 짚는다. AI를 이기려 하기보다 AI를 부리는 부모가 되자는 제안도 여기서 나온다.

책은 하브루타와 눈맞춤, 영화 대화, 열린 놀이, 슬로우리딩, 여행, 화이트보드 활용, 물과 모래 놀이, 경제·금융 교육까지 실천 항목을 넓게 펼친다.

일찌기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번이나 이사했듯이 오늘날 상당수의 부모가 자녀의 앞길을 위해 헌신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8학군으로 몰리는 이유도 아이들이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는 차이가 없다. 다만 저자는 그곳에서 폐단을 목격하고 과감하게 결단했을 뿐이다. 8학군의 폐단이 더 궁금하다면 '대치동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조장훈 저, 사계절, 2021)과 '이제는 멈춰야 할 대치동'(손성은 저, 북랩, 2025)이 있다.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자녀을 교육하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엄마는 아이에게 배운다'(김혜형 저, 걷는나무, 2011) '도시맘은 어떻게 시골에서 영재를 키웠나'(한혜진 저, 봄름, 2022) '시골 육아'(김선연 저, 봄름, 2022) 등이 살펴보면 좋다.

△ AI 시대 부모가 할 일/ 심정섭 지음/ 진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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