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판 벌이고 계산서 돌린 JTBC…공동중계 합의에도 불편한 시선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21일, 오후 01:10

JTBC © 뉴스1 DB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을 선점한 종편 JTBC가 지상파와의 공동 중계를 확정했다. JTBC와 지상파 KBS는 지난 20일 협상 타결을 공식화했다. 합의액은 140억 원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극적 타결'이지만, 이 합의가 공정한 분담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JTBC는 약 1900억 원에 이번 월드컵 중계권을 선제적으로 사들였다. 대형 콘텐츠를 선점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흥행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지는 결정을 의미했다. 그러나 지난 2월 JTBC가 단독 중계했던 동계올림픽 흥행도 기대에 못 미쳤고, 비판도 이어지자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는 불가피한 선택지가 됐다.

협상에서는 '공동 중계'를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리스크를 나누자는 요구에 가까웠다. 콘텐츠를 선점해 놓고, 부담을 공동으로 나누는 구조는 시장 논리에도 어긋난다. 먼저 판을 키운 주체와 이후 참여한 곳의 책임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JTBC는 협상 배경으로 '시청권'을 강조했다.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 후 '직접 수신 가구'에 대한 배려가 필요했다는 지적에 따라 협상을 이어왔다고 했다. MBC·SBS와는 추가 협상 가능성도 열어뒀다며, KBS와의 합의에 대해선 "국민 시청권 침해 우려가 해소됐다"고 자평했다.

보편적 시청권이 핵심 가치였다면, 중계권 선점 단계에서부터 일관된 기준이 적용됐어야 한다. 지상파 3사의 공동 구매 관례를 깨며 논란의 출발점을 만든 주체가 뒤늦은 협상 타결로 이를 해소했다는 입장을 내놓은 점 역시 모순이다.

월드컵이란 국제적 콘텐츠가 갖는 공공성을 고려하면 지상파 참여 자체는 설득력이 있다. 다만 개막을 눈앞둔 시점에서 시청권을 협상 카드로 꺼내 드는 순간 명분은 퇴색된다. 결과적으로 공공성 실현이 목적이라기보다, 막판 부담을 분산하려는 접근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KBS는 적자를 감수하고 공영방송의 책무를 선택했다. 시청자 입장에서 접근성은 개선됐지만, 협상의 실익이 사실상 JTBC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불편한 시선도 남는다. 선점의 이익만 취하고, 부담은 전가하는 중계권 재판매는 선례로 남지 않아야 한다. 중계권 시장의 왜곡을 피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선점에 대한 책임 원칙부터 분명히 세워야 할 것이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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