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을 깨고 스스로 답이 된 사람들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4월 22일, 오전 05:01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닥쳐오는 불가항력의 파도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기술의 최전선에서 변화의 흐름을 먼저 읽어낸 이들이 만들어낸 결과에 가깝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스마트폰, 스트리밍 서비스(온라인 실시간 재생 서비스), 그리고 인공지능(AI) 혁명은 모두 누군가가 기존의 성공 공식을 넘어서는 선택을 통해 ‘미래를 앞당긴’ 결과물인 셈이다.

성공한 혁신가들은 ‘미친 아이디어’라는 비웃음 속에서도 자신만의 새로운 규칙을 썼다. 최근 출간된 ‘패턴 파괴자들’(부키)과 ‘퓨처 체인저스’(어바웃어북)는 이처럼 세상을 바꾼 이들의 궤적을 담았다. 미국 벤처 투자자들이 쓴 ‘패턴 파괴자들’은 스타트업의 흥망을 가른 순간을 분석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어떤 선택이 성공을 결정짓는지 짚었다.

국내의 한 경제 저널리스트가 집필한 ‘퓨처 체인저스’는 AI부터 작은 면도기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산업에서 포착한 121개의 결정적 장면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낸 순간들을 조명한다.

◇‘더 나은 것’ 아닌 ‘다른 시장’ 만들어라

혁신은 대개 작은 징후를 남들보다 먼저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두 책이 조명하는 혁신가들의 공통점은 ‘타이밍과 선택’을 놓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 자체를 바꿨다는 데 있다.

‘패턴 파괴자들’이 강조하는 핵심 개념은 ‘변곡점’(기술·시장 환경이 급격히 바뀌는 전환 시점)이다. 기술, 시장, 규제, 소비자 행동이 한꺼번에 방향을 바꾸는 순간을 읽고, 그 위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얹은 기업만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량 호출 서비스인 리프트와 우버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들이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누가 모르는 사람의 차를 타겠냐”는 회의적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창업자들은 아이폰 4S의 보급과 페이스북 계정 연동 서비스(페이스북 커넥트), GPS의 보편화가 동시에 무르익는 시점을 포착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 택시의 연장선이 아니라, 이동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며 전혀 다른 시장을 형성했다.

‘퓨처 체인저스’에 등장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회장도 같은 맥락에 있다. 젠슨 황은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단순한 게임용 부품이 아닌 AI 연산의 핵심 인프라로 확장하며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헤이스팅스도 DVD(디지털 비디오 디스크) 대여 사업이 호황이던 시기에 스트리밍으로의 과감한 전환을 선택했다.

두 책을 함께 보면 미래를 선점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분명해진다. 이들은 기존 질서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을 믿지 않았다. 눈앞의 수요보다 다가오는 환경 변화를 더 중시했고,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꿨다. 이를 통해 혁신은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다른 기준’을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선택 밀고 나가야”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은 남들이 그것을 ‘미래’라고 부르기 전부터 이미 그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금은 필연처럼 보이는 선택도 당시에는 불확실성 속에서 내려야 했던 하나의 결정에 불과했다.

‘패턴 파괴자들’은 더 나은 제품이 성공한다는 믿음이야말로 가장 큰 함정이라고 지적한다. ‘나은 것’(better)이 아니라 ‘다른 것’(different)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자가 기능이나 가격을 기준으로 ‘더 낫다’는 경쟁에 매달릴수록 기존의 비교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저자들은 고객이 겪는 본질적 문제를 파악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비교로 접근하면 게임의 규칙을 바꿀 수 없다”며 “해결책에 집착하기보다 문제를 깊이 파고들 때 비로소 혁신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퓨처 체인저스’가 주목하는 것은 성공의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 있는 ‘중간의 시간들’이다. 청소기 기업 다이슨은 수천 번의 실패를 반복했고, SF 작가 클라크가 제시한 위성 개념은 현실이 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저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이라며 “불확실성과 실패를 견디며 끝까지 판단을 밀고 나간 사람만이 변화를 현실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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