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샌프란시스코 간다"…'하종현: 회고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22일, 오전 08:50

Ha Chong-Hyun in his studio. Photo by Chunho An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 제공)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 하종현의 예술 세계를 집대성한 대규모 회고전 '하종현: 회고전'이 9월 25일부터 2027년 1월 2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북미 지역에서 개최되는 작가의 첫 기관전으로, 60여 년에 걸친 예술적 궤적을 조명하는 5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특히 2025~2026년에 제작된 신작도 포함되어 기대를 모은다.

이번 전시는 서울 아트선재센터의 김선정 예술감독이 초빙 큐레이터로 기획을 맡았다. 하종현은 1935년생으로 한국전쟁 등 격동의 현대사를 관통하며 독창적인 작업 방식을 구축했다. 전후 식량 운송용 마대 자루를 캔버스로 활용한 것은 시대적 결핍을 예술적 토대로 승화시킨 대표적 사례다.

Ha Chong-Hyun, Conjunction 74-26, 1974, Oil on hemp cloth.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Photo courtesy of Jonathan Muzikar.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 제공)

전시의 핵심은 1974년 시작된 '접합'(Conjunction) 시리즈다. 그는 캔버스 뒷면에서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내는 '배압법'(背押法)을 고안해냈다. 이는 단순한 회화를 넘어 신체의 압력과 저항, 시간의 흔적을 담아낸 물리적 조우의 결과물이다. 1960년대 물성에 대한 탐구부터 도시 인프라를 해석한 '도시 계획 백서', 70년대 사회적 제약을 증언하는 '대위' 등을 거쳐 최근의 강렬한 원색 신작까지 망라한다. 하종현의 작업이 서구 미니멀리즘의 정교함과 달리 노동의 흔적과 취약성을 포용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시아 미술관의 이소영 관장은 "하종현의 작품은 추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재정의하며, 회화의 가능성을 확장한 본능적인 경험을 제공한다"고 평했다.

이번 회고전은 하종현을 세계 미술사 맥락 속에서 재정립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서구 중심의 추상미술 서사를 넘어, 전후 한국 미술이 지닌 독자적인 생명력과 철학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념비적인 무대다. 전시는 SK와 포도뮤지엄 등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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