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의 꿈' (문학세계사 제공)
최근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실제 늑대 탈출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 동화가 나왔다. 이 작품은 동물원 사육장에서 태어나 평생 회색 콘크리트 바닥만 밟아온 어린 늑대 '늑구'가 울타리 너머 낯선 숲으로 나아가며 겪는 아흐레 동안의 여정을 담고 있다.
동물원 사파리에서 자란 늑구에게 세상은 철망과 밥그릇, 그리고 규칙적인 발걸음의 숫자로만 존재한다. "나는 하늘이 네모난 줄 알았다"는 첫 문장은 늑구가 처한 폐쇄적인 환경을 단적으로 상징한다.
'늑구의 꿈' (문학세계사 제공)
하지만 울타리 틈새로 불어오는 바람은 늑구에게 전혀 다른 지도를 그려준다. 젖은 흙과 풀꽃의 내음을 통해 늑구는 가보지 못한 숲을 열망하게 되고, 어느 봄밤 마침내 땅을 파 바깥세상으로 탈출한다.
작품은 탈출이라는 사건 자체보다 늑구가 마주한 '최초의 감각'들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수채화풍의 삽화와 어우러진 문장들은 늑구가 처음으로 흐르는 물을 마시고, 발자국을 받아주는 흙을 밟으며, 끝없이 펼쳐진 하늘을 올려다보는 찰나의 떨림을 전한다. 사육장 안에서 무용했던 귀와 코, 다리가 숲의 소리와 냄새에 반응하며 깨어나는 과정은 한 생명이 온전한 자아를 찾아가는 숭고한 의례처럼 묘사된다.
'늑구의 꿈' (문학세계사 제공)
이 책은 어린이에게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설렘을, 성인에게는 잊고 지내던 자유와 본연의 감각을 되찾는 울림을 선사한다. 작가는 늑구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여겨온 자연을 낯설고도 아름다운 경이의 대상으로 다시 명명한다.
전윤호 시인과 고은주 소설가 등 문단에서도 "세상을 처음 만나는 감각의 떨림이 담긴 아름다운 동화"라는 호평을 보냈다. 늑구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마음속에 남은 짙은 숲의 바람 냄새를 마주하게 된다.
△ 늑구의 꿈/ 오로라 글·그림/ 문학세계사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