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법 시행 10년 됐지만…"시각장애인 '읽을 권리', 보장 크게 미흡"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22일, 오전 09:12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에서 관계자가 제작이 완료된 점자책을 검수하고 있다. 2025.11.3 © 뉴스1 김영운 기자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제정된 점자법이 시행 10주년을 맞이했으나, 우리 사회의 인식과 실제 환경은 여전히 낙제점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2025년 국민의 점자 인식 및 사용 환경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점자가 일반 문자와 대등한 법적 지위를 갖는다는 국가적 공인 사실에 대해 비시각장애인의 44.8%, 시각장애인의 60.4%만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자법의 근간이 되는 원칙조차 사회적으로 충분히 공유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제도적 장치에 대한 무지는 더 심각하다. 공공기관이 점자 문서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비시각장애인은 24.6%에 불과했으며, 정보가 가장 절실한 시각장애인조차 34.8%만이 해당 제도를 인지하고 있었다. 또한 비시각장애인 대다수가 점자를 접해본 적은 있으나, 점자의 기본 원리인 '6점 구조'를 아는 경우는 22.8%에 머물렀고, 학습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3.4%에 지나지 않아 교육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줬다.

실제 점자 사용 환경 역시 수요자의 기대치와 큰 괴리를 보였다. 시각장애인들은 지하철 안전문이나 화장실 성별 표기 등을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았으나, 실제 사용 만족도는 2~3점대(5점 만점)로 매우 낮았다. 특히 병원(2.13점)과 지자체 청사(2.56점) 등 공공기관의 점자 편의성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여전히 높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가장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곳으로는 '아파트 공동 현관 잠금장치(74.3%)'가 꼽혔다. 주거지 진입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주택 호실 번호나 계단 인근의 층별 안내 정보 부재가 시각장애인의 안전과 이동을 위협하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점자 정책의 현주소를 재확인했다"며 "앞으로 정기적인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시각장애인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을 수립하고,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문자를 누릴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점자는 단순한 표식이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삶을 지탱하는 독립된 언어라는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만 20세~69세, 비시각장애인 1000명, 시각장애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기간은 비시각장애인(2025년 5월 12일~6월 12일), 시각장애인(2025년 6월 1일~7월 10일)이었다. 조사 방법은 전화 조사와 온라인 조사를 병행했다.

acenes@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