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21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국가관광전략회의를 국무총리 소속에서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하는 ‘관광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기구 개편을 넘어 관광을 국가 차원의 핵심 수출 전략 산업으로 재정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동안 관광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해왔으나 법무부(비자), 국토교통부(항공·공항), 행정안전부(지역 인프라) 등과의 협의 과정에서 행정적 ‘병목 현상’이 빈번했다. 이번 격상을 통해 부처 간 이해관계가 얽힌 규제를 원스톱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주재 회의체로의 전환은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정책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한 강력한 제도적 장치”라며 “지난 2월 발표한 ‘2030 외래객 3000만 명’ 목표 달성을 위한 후속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관광 산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악화된 서비스수지 때문이다. 지난해 여행수지는 약 13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체 경상수지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방한객은 늘고 있지만 내국인의 해외 소비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입국자 수 위주의 ‘양적 팽창’에서 탈피해 △체류 일수 확대 △1인당 지출액 증대 △지역 관광 분산 등 ‘고부가가치 질적 성장’으로 정책 무게중심을 옮긴다. 특히 K-컬처 이벤트와 연계한 대형 인센티브뿐만 아니라, K-ETA(전자여행허가제) 편의성 제고 등 입국 문턱을 낮추는 실질적인 인프라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격상 걸맞은 ‘규제 혁파’ 패키지 나와야
관광업계는 회의체 격상을 환영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액션 플랜’을 주문하고 있다. 회의체의 급이 올라간 만큼 그간 부처 이기주의에 막혔던 해묵은 과제들이 실무 안건으로 조속히 상정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경수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은 “관광은 지역 소멸을 막고 고용을 창출하는 복합 산업이지만, 대외 불확실성과 낡은 규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며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비자 면제국 확대와 발급 절차 디지털화 같은 현장 체감형 변화가 최우선 순위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혜진 경기대 관광개발경영학과 교수는 “대통령 직속 기구는 상징성보다 ‘조정 역량’으로 증명해야 한다”며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저해하는 K-ETA 운용 개선, 지방공항 국제노선 슬롯 확대, 지역 연계 교통망 확충 등 현장에서 즉각 체감할 수 있는 규제 혁파 성적표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제도 정비의 성패는 상징적인 회의체 운영이 아니라 부처별 책임 주체와 이행 일정을 얼마나 구체화해 현장의 병목을 빠르게 걷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관광업계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