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주(Ajoux) 작업실의 방혜자, 2020. 사진 © 정재준.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국과 프랑스 미술계에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긴 고(故) 방혜자(1937-2022) 화백의 삶과 예술을 총망라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4일부터 9월 27일까지 청주관에서 '방혜자 ― 천지에 마음의 빛 뿌리며 간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내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앞두고 기획된 특별한 여정이다.
방 화백은 1961년 대한민국 국비유학생 1호로 도불하여 서구의 현대적 기법을 익히는 동시에 동양적 정신세계를 화폭에 녹여냈다. 이번 회고전은 국립 퐁피두센터를 비롯해 프랑스 현지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국내 관객이 접하기 어려웠던 희귀작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960년대 초기 실험작부터 타계 직전의 장엄한 대작까지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작가가 평생 탐구한 '빛'은 단순한 시각적 재현을 넘어선다. 전쟁과 병마를 견뎌낸 개인적 아픔과 우주적 질서에 대한 통찰이 투영된 '마음의 빛'이다. 1970년대 한국에 머물며 발견한 한지의 물성은 그의 작업에 거대한 전환점이 되었으며, 이후 프랑스 루시용의 붉은 흙과 천연 안료, 부직포 등 다양한 재료를 조화시키며 빛의 층위를 확장했다.
<별들의 노래>, 1987 한지에 배접, 캔버스에 채색, 아크릴릭 물감, 유화 물감, 116×81cm 방혜자재단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장 내부에서는 캔버스를 바닥에 눕히고 안료의 스며듦과 번짐을 이용해 공간감을 형성한 그의 독특한 제작 방식이 도드라진다. 명상과 기공으로 내면을 정돈한 뒤 시작된 그의 붓질은 화폭을 하늘과 땅, 인간의 에너지가 교감하는 성소로 탈바꿈시켰다. 전시는 '빛의 탄생'을 시작으로 4개의 구획을 거치며 작가가 도달하고자 했던 궁극의 평온과 조우하게 한다.
특히 배우 이청아가 전시 해설을 맡아 목소리를 보탠다. 평소 예술에 조예가 깊은 이청아의 가이드는 국립현대미술관 전용 앱을 통해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그간 우리 미술사에서 과소평가 되었던 방혜자의 가치를 온전히 회복하고, 동서양의 경계를 허문 거장의 예술적 지평을 재발견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