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RM 소장 150점, 美 샌프란시스코서 공개…韓 현대미술과의 경이로운 대화"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22일, 오후 05:30

쉴라 신(Sheila Shin)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SFMOMA) 최고 운영 책임자(왼쪽부터), 안나 마리 프레수티(Anna Marie Presutti) 샌프란시스코 관광청장, 클라라 해처 바루스(Clara Hatcher Baruth) 샌프란시스코 관광청 외부협력담당총괄이 21일 서울 종로구 JW 동대문 메리어트 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4.21 © 뉴스1 김진환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은 오는 10월 3일부터 2027년 2월 7일까지 기획전 'RM x SFMOMA'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정수를 현지에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 작품 200여 점 중 150점이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의 개인 소장품이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SFMOMA는 이번 전시가 단순히 스타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차원을 넘어, 동서양의 예술적 가교를 놓으려는 야심 찬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이에 뉴스1은 21일 서울 JW 동대문 메리어트 호텔에서 한국을 찾은 SFMOMA와 샌프란시스코 문화 미디어 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는 쉴라 신(Sheila Shin) SFMOMA 최고운영책임자(COO), 안나 마리 프레수티(Clara Hatcher Baruth) 샌프란시스코 관광청장, 클라라 해처 바루스(Clara Hatche Baruth) 샌프란시스코 관광청 외부협력담당 총괄이 함께했다.

-RM이 개인적으로 소장해 왔던 작품들을 미술관이라는 공공의 공간에서 공개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신 COO) 이번 전시는 우리에게도 매우 뜻깊고 감사한 기회다. 단순히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전시적·문화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의 개인적 컬렉션을 통해 그들의 시선과 감각을 공유하는 자리이자, 다양한 관람객들이 예술을 보다 가깝게 경험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프레수티 관광청장) 더 나아가, 이 전시를 계기로 예술을 둘러싼 다양한 대화와 교류가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숨겨진 가치를 힘을 증명하는 자리도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RM의 개인 컬렉션과 SFMOMA 소장품이 서로 마주 보는 구성이다. 마크 로스코나 앙리 마티스 같은 서구 거장들의 작품과 김환기, 장욱진, 윤형근, 도상봉, 박래현, 권옥연, 김윤신 등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조화시킬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미학적 연결고리는.

▶(신 COO) 이번 전시는 약 20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약 150점은 RM의 개인 소장품, 그리고 약 50점은 SFMOMA의 소장품이다. 이번 전시는 '대화'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기획됐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RM과 김효은 큐레이터의 협업을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RM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작품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될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작품 간의 연결에서 구조와 내러티브, 그리고 보편적인 주제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바루스 협력총괄) 이번 전시를 위해 '고향'(Home), '열정'(Passion), '색채'(Color)라는 키워드를 설정했다. 이 보편적 테마 속에서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며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해석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한국 현대미술은 짧은 기간 서구의 추상을 흡수하면서도 고유의 정신성을 유지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서구 중심의 미술사 서사를 넘어 보다 확장되고 정확한 예술의 역사를 기술하는 데 이번 전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쉴라 신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SFMOMA) 최고 운영 책임자 © 뉴스1 김진환 기자

-RM이 큐레이터로 참여하는데, 이는 기존 SFMOMA의 기획 방식과 어떤 차별점을 갖는가.

▶(신 COO) 이번 전시는 전체적인 콘셉트 자체가 기존과는 상당히 다르고, 이는 SFMOMA에도 매우 흔치 않은 기회다. 그동안은 근현대 미술을 중심으로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는 전시를 주로 선보여 왔다면, 이번에는 RM의 컬렉션을 통해 한국 예술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하게 됐다. 13세기 작품부터 현대 미술까지 폭넓은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RM의 개인 소장품을 기반으로 한 만큼, 아티스트이자 컬렉터로서 RM이 지닌 고유한 시각과 창의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에게도 매우 독창적이고 특별한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또한 RM은 단순히 큐레이팅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의 동선과 경험, 전시를 체험하는 방식까지 함께 고민하며 전반적인 구성과 연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과, 그중에서도 특히 RM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전시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신 COO) 저희가 RM과 협업을 하게 된 이유는, RM이 컬렉터이자 예술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정말 다양한 소재의 작품에까지 폭넓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됐기 때문이다. 텍스타일이나 도자기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그 부분에서 큰 매력을 느끼게 됐다.

▶(바루스 협력총괄) SFMOMA가 보다 다양한 관객층을 확보하고자 하는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기존에 미술관을 자주 찾지 않던 RM의 팬들이 이번 전시를 계기로 예술에 관심을 갖고 미술관을 방문하게 된다면, 관람객들이 새롭게 확장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프레수티 관광청장) 미술관으로서의 사명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서사와 대화를 이어가고 이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넓히는 것 역시 중요한 가치다. 이번 전시는 컬렉션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관객층의 다양성까지 함께 확장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안나 마리 프레수티 미국 샌프란시스코 관광청장 © 뉴스1 김진환 기자

-미국 대형 미술관에서 한국 근현대 미술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기회는 흔치 않다. 이번 전시에서 한국적 모더니즘이 지닌 독자적인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계획인가.

▶(신 COO) 이번 전시에는 김환기, 유영국 등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들의 작품을 다수 포함할 예정이다. 이러한 작품들이 글로벌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배치되면서 만들어내는 시너지 또한 중요하게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마크 로스코, 아그네스 마틴, 앙리 마티스 등 서구 거장들의 작품과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선보임으로써, 서로 다른 미술적 전통이 어떻게 공명하고 확장되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를 통해 미국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풍부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루스 협력총괄)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을 보다 널리 알릴 좋은 기회다. 실제로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 역시 많은 것을 배우고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전시의 핵심인 '대화'를 확장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고향', '열정', '색채'와 같은 주요 테마를 중심으로, 관람객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역사적 맥락을 지닌 작품과 주제 중심의 작품들을 함께 배치하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지는 스토리텔링 방식의 전시를 구현하고자 한다.

-현재 한국의 대중문화는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미술은 아직 그 정도의 글로벌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이른바 'K-아트'도 글로벌한 관심과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있을까.

▶(프레수티 관광청장)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우리 조직 내부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직원이 많다. K-컬처가 전반적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강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 드라마는 물론 화장품이나 스킨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이미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바루스 협력총괄) 샌프란시스코에서도 한국 문화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에도 한국인 무용수들이 활약하고 있고, 미슐랭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중에서도 한국계 셰프가 운영하는 곳들이 많다.

▶(신 COO) K-컬처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미술 역시 그 흐름 속에서 충분히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가 그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더 다양한 K-아트와 문화 콘텐츠가 소개된다면, 미국의 문화계 전반에서 그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클라라 해처 바루스 샌프란시스코 관광청 외부협력담당총괄 © 뉴스1 김진환 기자

-한국은 문화에서도 압축적인 성장 과정을 가졌다. 미술에서도 서구의 근현대 미술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수용하고, 추상미술과 현대미술로 빠르게 전환된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통이나 사유의 축적 면에서는 숙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신 COO) 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미국 관객들은 빠른 변화를 보여주는 한국 문화에 대해 더 깊이 알고자 하는 관심과 호기심이 상당히 크다고 느낀다. 예술사적인 맥락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서사와 의미까지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 미술이 어떤 이야기와 비평적 맥락을 지니고 있는지까지 폭넓게 알고자 하는 것이다.

▶(바루스 협력총괄) 한국 미술의 빠른 성장에 대해서는 이를 단순한 약점으로 보기보다는 짧은 시간 안에 이룬 빠른 발전에 대해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압축적인 성장 과정은 한국만의 독특한 에너지와 신선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역시 그 가능성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프레수티 관광청장) 우리는 한국의 급속하게 확장된 예술사와 서사를 소개할 수 있는 시기가 열리고 있고,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제 국립현대미술관과 장기적인 협업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교류와 공유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한국인들에게 SFMOMA와 샌프란시스코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신 COO) 예술은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게 하고 서로 다른 영역 간의 경계를 허문다. 예술을 통해 전 세계와 대화하고,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하며, 문화적 영감을 선사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걸작들이 전 세계로 울려퍼질 것이다.

▶(프레수티 관광청장) 샌프란시스코는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다. 그 정체성은 동양과 서양을 잇는 이번 전시의 성격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또한 혁신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도시 분위기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 정신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기대된다.

▶(바루스 협력총괄) RM의 예술적 감각과 SFMOMA의 기획력이 만난 이번 전시는 오는 가을 샌프란시스코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많은 방문객이 샌프란시스코를 찾아 직접 이 경이로운 대화를 경험했으면 좋겠다.

acenes@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