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급류’와 ‘모순’일까…1020이 찾는 소설 선택 갈린 이유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4월 22일, 오후 06:30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왜 10대는 ‘급류’이고, 20대는 ‘모순’일까. 같은 소설을 읽어도, 세대가 기대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1020의 선택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지금의 감정과 현실을 비추는 신호다.

22일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10대는 소설 ‘급류’를, 20대는 ‘모순’을 가장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세대를 합치면 ‘자몽살구클럽이’ 최다 선택 도서로 집계됐다. 세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지금의 나를 설명해주는 이야기’를 찾으려는 독서 욕구가 담겨 있다.

정대건의 ‘급류’는 제목 그대로 감정의 소용돌이를 통과하는 청춘의 성장 서사다. 지방 도시 ‘진평’을 배경으로, 열일곱 도담과 해솔의 사랑은 운명적 만남에서 출발하지만 예기치 못한 가족의 비밀과 사고를 계기로 균열을 맞는다. 첫사랑의 설렘은 곧 죄책감과 상실, 그리고 서로를 향한 복잡한 감정으로 뒤섞인다. 이 작품은 사랑을 단일한 감정이 아닌 ‘여러 감정이 퇴적된 상태’로 그리며, 관계가 흔들리는 순간에도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묻는다.

양귀자의 ‘모순’은 “인생은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라는 명제를 따라 스스로의 삶을 해석하도록 요구한다. 25세 여성 안진진이 마주한 가족과 삶의 조건은 극단적 대비로 이루어져 있다. 가난하지만 분주한 어머니와 부유하지만 공허한 이모, 불안정한 가족 구조 속에서 그는 삶의 아이러니를 직면한다. IMF 직후 출간된 작품이 지금까지도 활발히 읽히는 거슨 시대가 달라져도 유효한 질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과 불행, 풍요와 결핍의 이면을 소설은 끊임없이 환기한다. 취업과 현실 문제에 직면한 20대에게 이 작품은 ‘자기 성찰의 거울’이 된다.

두 세대를 관통하는 선택은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이다. 죽고 싶은 아이들이 모여 서로를 살리기로 하는 비밀 클럽 이야기를 담았다. 소하·태수·유민·보현 네 인물의 서사는 생존이라는 단순하지만 절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음악 작업과 연결된 이 소설은 사회의 그늘 속으로 밀려난 청춘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또래 간의 우정과 연대, 그리고 상처의 공유는 10대에게는 ‘지금의 나’를, 20대에게는 ‘지나온 나’를 떠올리게 한다.

결국 1020이 찾는 소설은 다르면서도 닮아 있다. 10대는 감정에 깊이 빠져 ‘지금의 나’를 확인하고, 20대는 삶의 모순을 곱씹으며 ‘앞으로의 나’를 고민한다. 그리고 ‘자몽살구클럽’처럼 세대를 가로지르는 작품은 그 사이에서 공통의 감정을 끌어낸다. 감정이든 현실이든, 결국 지금의 나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반영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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