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홍지수 기자] 상조 서비스가 ‘장례’ 중심 산업을 넘어 노후 전반을 아우르는 ‘토탈 라이프케어(Total Life Care)’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실버케어 수요가 폭증하면서 상조와 노후 돌봄의 결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2025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여기에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70대에 접어들면서 실버 산업 전반의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이미 상조 가입자의 상당수가 60~70대에 집중돼 있는 만큼, 장례 이전 단계인 ‘노후 케어’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상조업계는 기존 ‘데스케어(Death Care)’ 중심 구조에서 ‘라이프케어(Life Care)’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가 보유한 고객 신뢰와 전국 네트워크, 장기 선납금 기반의 관계 구조는 실버케어 시장 진입에 있어 강력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 “장례 넘어 노후 전반 설계”…실버케어로 확장
상조업계는 단순 장례 서비스에서 벗어나 고객의 생애 마지막 10~20년을 함께 설계하는 ‘엔드 오브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실버타운, 방문 요양, 주간보호센터 등 돌봄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거나 확대하는 ‘케어 서비스 수직계열화’가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상조 납입금을 실버타운 입주비나 간병비로 전환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도 주목받고 있다.
또한 신탁서비스와 결합해 자산관리, 유언 집행, 유산 정리까지 연결하는 ‘금융-상조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새로운 수익 구조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AI·VR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추모 서비스, 온라인 성묘, AI 기반 고인 데이터 서비스 등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 시점부터 임종까지 모든 니즈를 커버하는 ‘종합 라이프케어 멤버십’으로 전환해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 “데스케어에서 라이프케어로”…상조의 진화
상조회사는 이미 장례 고객과 가족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실버케어로의 확장이 용이하다. 장례→간병→요양으로 이어지는 서비스 전이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와 결합할 경우 만성질환 관리, 복약 관리, 원격 모니터링까지 가능해지며 ‘죽음을 준비하는 기업’에서 ‘건강한 삶을 돕는 기업’으로의 브랜드 전환도 기대된다.
CRM(고객관리) 시스템을 통해 건강 상태, 가족 구성, 자산 변화 등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 역시 경쟁력으로 꼽힌다. 보호자 연계 플랫폼까지 구축될 경우 고객 락인 효과도 커질 전망이다.
■ “결국은 브랜드 전환”…성공 조건은
다만 상조업계가 실버케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재정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존의 ‘장례 이미지’는 실버케어 진입의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직 구조 역시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헬스케어 전문가 등 다양한 직군으로 재편이 필요하다. 여기에 보건복지부, 금융당국 등 복합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 확보도 필수 과제로 꼽힌다.
보험사, 건설사, IT 기업까지 실버케어 시장에 뛰어든 상황에서 상조업계는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병행해야 하는 국면이다. 다만 장례라는 최종 단계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파트너십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경쟁 우위가 있다는 평가다.
결국 상조 비즈니스의 미래는 ‘장례를 잘 치르는 회사’에서 ‘고객의 마지막 20년을 함께 설계하는 시니어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달려 있다. 업계가 보유한 신뢰와 네트워크, 자금 구조를 어떻게 실버케어·헬스케어·자산관리와 결합하느냐가 향후 10년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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