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위한 지식 보고, 美 의회도서관 탄생 [김정한의 역사&오늘]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4월 24일, 오전 06:00

1800년 건립 당시의 미국 의회도서관 모습을 담은 삽화. (출처: US Capitol, 2011,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800년 4월 24일, 신생 국가 미국의 수도가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 D.C.로 이전하던 시기, 현대 민주주의 지성의 상징이 될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이 공식적으로 설립됐다.

설립을 주도한 인물은 당시 대통령 존 애덤스였다. 그는 정부 부처 이전과 더불어 의회 운영에 필요한 서적을 구입하기 위해 5000달러라는 파격적인 예산을 승인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초창기 도서관의 규모는 현재의 위상과 달리 매우 소박했다. 초기 장서는 런던에서 들여온 740여 권의 도서와 3점의 지도에 불과했다. 위치도 의사당 건물 내부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곳은 단순한 책 창고가 아니었다. 입법 활동에 필요한 법률, 역사, 지리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정 운영의 질을 높이려는 실용적인 목적이 뚜렷했다.

도서관의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은 1812년 전쟁 중 발생했다. 영국군의 방화로 기존 장서가 전소되는 비극을 겪었던 것이다. 이후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50여 년간 수집한 자신의 방대한 개인 장서 6487권을 기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제퍼슨은 "민주주의 국가의 의원은 모든 주제에 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신념 아래 철학, 과학, 요리 등 광범위한 분야의 서적을 내놓았다. 이 정신은 오늘날 의회도서관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인류의 모든 지식을 망라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관으로 성장하는 토대가 됐다.

현재 의회도서관은 약 1억7000만 점 이상의 자료를 보유하며 전 세계 학자와 시민들에게 지혜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 226년 전, 척박한 환경에서 시작된 작은 서재는 이제 미국의 국가적 자부심이자 인류 문명을 기록하는 거대한 저장소로 자리매김했다. 지식이 권력이라는 사실을 일찍이 깨달은 선구자들의 결단이 오늘날의 거대한 지성적 성채를 건설한 셈이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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