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베이징, 강희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야심찬 신모델을 공개했다. 중국 시장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브랜드가 새로운 모델 하나를 추가하는 게 아니다. 지금은 존재감이 미약해진, 그래서 과거의 영화를 재건해야 한다는 임무를 띤 모델 ‘아이오닉 V(IONIQ V, 아이오닉 브이)’가 고고성을 울렸다.
현대자동차는 24일,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Auto China 2026)’ 프레스데이 행사를 시작한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Chin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 Shunyi Hall)에서 이 차의 우월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사실 현대차는 오토 차이나 2026 개막을 앞두고 미리 ‘아이오닉 V’ 출시와 관련한 암시를 던지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4월 10일 중국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에서 '아이오닉(IONIQ) 브랜드 론칭 행사'를 열어 콘셉트카 ‘비너스 콘셉트(VENUS Concept)’와 ‘어스 콘셉트(EARTH Concept)’를 공개한 바 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은 베이징의 핫 플레이스 798 아트존 내에 자리잡고 있다.
이 때 공개한 콘셉트는 국내 언론에 콘셉트 이미지로만 전해졌다.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모델 하나가 있었다. ‘비너스 콘셉트(VENUS Concept)’였다. 관련 보도가 언론에서 쏟아지자 국내 자동차 애호가들의 관심이 뜨겁게 일었다. 겨우 디자인 요소만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었는데도 말이다.
24일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Auto China 2026)’ 프레스데이에서 공개한 ‘아이오닉 V’는 바로 ‘비너스 콘셉트(VENUS Concept)’의 양산형 모델이었다.
그런데 오토 차이나 현대차 부스에는 놀날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양산형 모델이 비너스 콘셉트와 거의 일치했다. 콘셉트가 바로 양산차로 직행한 모양새였다.
아이오닉 비너스를 사진으로 봤을 때의 존재감, 특히 독보적인 디자인은 '오토 차이나' 현장에서도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이번 오토쇼를 참관한 미디어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보인 반응은 디자인의 획일성이었다. 효율을 앞세운 전기차가 주행거리나 충전 시간 등에 집중하는 사이 디자인 정체성은 상대적으로 경시되고 있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그런 와중에 등장한 ‘아이오닉 V’는 전기차의 다음 단계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처럼 보였다.
이런 단계를 거쳐 존재감을 드러낸 ‘아이오닉 V’는 중국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번째 중국 전략형 모델이다.
세 가지 상품성이 있다. 유니크한 디자인과 전동화 기술력, 그리고 현지 업체와의 협업이다.
현대차는 특히 현지 업체와의 기술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현지에 최적화된 플랫폼과 배터리가 채택됐으며 자율주행 시스템은 아예 중국 업체와 손을 잡았다. ‘아이오닉 V’에는 합자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플랫폼이 사용됐으며 중국 대표 배터리 제조사 CATL과 협업한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 배터리는 CLTC 기준 1회 충전 시 6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 자율주행 기술 전문 기업 모멘타(Momenta)와 협업해 한층 진보된 ADAS 기능을 수행한다.

한 때 중국 시장을 호령하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니다. 재건을 위해 다시 힘을 모으는 현대차는 '겸손'을 외치고 있었다. 실제 현대차는 오토 차이나 프레스데이에서 중국 시장에 임하는 종합적인 전략도 함께 제시했는데 지속적인 투자,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파트너사와의 협력 강화가 핵심 키워드였다.
적극적인 투자는 이미 작년부터 이뤄지고 있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합자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그룹과 함께 베이징현대에 80억 위안(한화 약 1조 5,500억 원)을 공동 투자했다.
이런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베이징현대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오토 차이나 프레스데이에서 현대차는 이 목표를 공식화 했다. 뿐만 아니다. 향후 5년간 20종의 신규 모델을 중국 시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오토차이나 프레스데이 발표 무대에 선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가장 빠른 개발 속도, 우수한 배터리 공급망, 까다로운 전기차 소비자, 고도화된 혁신 생태계를 모두 갖춘 곳이 바로 중국”이라며 “현대차에게 중국은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베이징현대에 대한 대규모 투자, 향후 5년간 20종의 신차 출시, 아이오닉 브랜드의 중국 공식 론칭, 그리고 아이오닉 V 공개에 이르기까지 중국 시장에서 가장 강력하고, 가장 야심차며, 가장 기대되는 새로운 장을 써 내려가고 있다. ‘In China, For China, To Global(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를 향해)’ 전략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모빌리티의 미래를 함께 정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아이오닉 V’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재건을 위한 전략 그 자체인 셈이다.
아이오닉 V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 ‘디 오리진(The Origin)’에 따라 ‘최고의 첫인상(Best in First Impression)’을 구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디 오리진은 중국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에 맞춘 새로운 디자인으로 시장을 선도하고자 하는 현대차의 의지를 담고 있다.

실제 이 차의 디자인에는 베이징현대 소속 젊은 중국인 디자이너들이 참여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V의 전면부에 공격적이고 스포티한 라인이 돋보이는 후드 디자인을 적용하고, 차량의 좌우 끝에 날카로운 형상의 엣지 라이팅을 배치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는 물론 차체가 더욱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구현했다. 측면부는 하나의 곡선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실루엣이 시선을 사로잡고, 프레임리스 도어와 다이아몬드 커팅으로 완성된 기하학적인 디자인의 공력 휠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 후면부는 얇은 리어램프가 차량의 좌우 끝에 각각 가로로 배치돼 날렵한 인상을 주며, 스포티한 디자인의 스키드 플레이트를 더해 역동적인 느낌을 극대화했다.

아이오닉 V의 실내는 넉넉한 공간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이오닉 V는 전장 4900mm, 전폭 1890mm, 전고 1470mm, 축간거리 2900mm의 제원을 갖췄으며, 1열 1078mm, 2열 1019mm의 레그룸과 1열 1502mm, 2열 1473mm의 숄더룸을 확보해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과 거주성을 구현했다.
호라이즌 헤드업 디스플레이(H-HUD), 퀄컴 스냅드래곤 8295 칩셋, 27인치 4K 대형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사양이 대거 탑재돼 한층 편리하고 쾌적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대형 디스플레이 하단에는 탈착식 물리 버튼을 장착할 수 있어 고객의 니즈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차세대 몰입형 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가 기본 사양으로 탑재돼 총 8개의 스피커에서 공간 음향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V에 공조, 속도, 드라이브 모드 등과 연동되는 크리스탈 형상의 무드램프를 크래시패드 좌우로 길게 적용해 고급감을 극대화했으며, 현대차 최초로 전동식 에어벤트를 탑재해 깔끔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실내 디자인을 구현했다.

우수한 주행 성능 확보와 다채로운 첨단 사양도 ‘아이오닉 V’의 핵심 경쟁력이다 .
현대차는 세밀한 섀시 튜닝을 통해 정확하고 안정적인 핸들링 성능을 구현했으며, 후륜 서스펜션의 부싱 구조를 최적화해 노면 요철에서 오는 충격을 최소화했다. 또한 타이어 성능을 개선하고 차체 강성을 강화해 노면으로부터 올라오는 소음을 저감하고, 차음 유리 적용 및 사이드 미러 형상 최적화, 흡차음재 최적화 등을 통해 고속 주행 시 바람으로 인한 소음도 줄였다.
페달 오인 조작 시 긴급 제동을 통해 사고를 예방해주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9 에어백 시스템, 부드러운 가속과 감속으로 멀미를 최소화하는 스무스(smooth) 모드,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스마트 AI, 워크 어웨이 락 등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을 탑재했다.
현대차는 공격적 제품 확대와 다불어 EV 판매·서비스도 맞춤형으로 새로 짠다.
중국 주요 도시의 독립 브랜드 거점과 대리점 내 전용 브랜드 공간 구축을 통해 몰입형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아이오닉 전담 스페셜리스트와 강화된 서비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차량 구매부터 유지 관리에 이르는 고객 경험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 모든 판매 채널에는 ‘원 프라이스(One Price)’ 정책을 적용해 구매 과정을 단순화하면서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 충전 인프라 및 배터리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더욱 편리한 전동화 경험을 제공한다.
베이징현대 리펑강 총경리는 “글로벌 전동화를 선도하는 중국에서 아이오닉 V를 공개한 것은 단순히 새로운 차를 선보이는 것을 넘어 중국 시장에 대한 깊은 존중과 미래에 대한 확고한 약속을 표현한 것”이라며 “아이오닉 V와 새로운 중국 시장 전략은 중국의 혁신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모빌리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