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천천히 가도 괜찮아"…'천 개의 파랑'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4월 25일, 오전 06:01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 ‘천 개의 파랑’

국내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서 선보이는 오리지널 웹툰 ‘천 개의 파랑’은 동명의 유명 소설이 원작이다.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차지한 SF극이다. 최근 여러 웹툰 플랫폼에서 항상 로맨스 판타지물만 봐 왔던터라, 신선했다. 특히나 과학문학상을 받은 소설이 원작이라니. 서사적인 측면에서 기대감이 컸다.

웹툰은 원작의 분위기를 충실히 따랐다. 초반부터 따뜻한 작화와 분위기를 이끌며, 최근 자극적인 타 웹툰과는 결을 달리했다. 파스텔톤 색감에 펜터치 개성이 뚜렷한 작화풍이 이 작품의 전반적인 감성을 대신 설명했다. 원작 소설이 독자층이 2030 여성 비중이 높은만큼 웹툰의 분위기도 이를 겨냥한 듯 했다.

웹툰은 2035년을 배경으로 하는데, 휴머노이드 콜리, 경주마 투데이, 천재소녀 연재 등을 중심으로 한다. 웹툰 속 세계에선 경마에 휴머노이드 기수를 사용해 속도를 끌어올린다. 내부 소프트웨어 칩이 잘못 들어가면서, 일반 휴머노이드와 달리 1000개의 단어를 쓸 수 있는 콜리가 투데이, 연재 등을 만나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웹툰은 콜리가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보경, 다리를 못쓰는 연재 등을 만나면서 이들의 마음을 여는 과정을 천천히 묘사한다. 너무 많이 달려 안락사를 기다리는 투데이의 이야기 등 다양한 소외된 캐릭터들이 등장해 이들이 치유되는 과정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기술이 발전해 로봇이 당연시되는 세계 속에서 여전히 소외 받는 자들은 존재한다. 또한 마음적으로 상처받은 이들도 분명히 있다. 세상은 빨라졌지만 소외된 이들과 함께 가고자 한다는 천선란 작가의 메시지가 웹툰에도 고스란히 스며있다. 워낙 유명한 소설인만큼 원작 팬들에겐 웹툰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이야기를 다시 만나는 경험을, 신규 독자에겐 작품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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