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각미술관'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국현) 과천관이30일부터 내년 2월 21일까지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특별한 예술 놀이터로 변신한다. '오~감각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미술은 눈으로만 감상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산산이 조각낸다.
이번 전시는 깪, 엄정순, 함진 세 명의 예술가가 합심해 꾸몄다. 깪 작가는 푹신한 천을 이용해 관람객이 마음껏 만지고 파고들 수 있는 조각을 선보인다. 엄정순 작가는 점자 교과서를 활용해 시각이 아닌 손끝과 귀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주며, 함진 작가는 현미경으로 보듯 아주 미세한 세상을 펼쳐놓아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기에 전용 배경음악과 특별한 향기까지 더해져 미술관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감각 저장고가 된다.
어린이날인 5월 5일에는 야외에서 '맛'을 테마로 한 피크닉도 즐길 수 있다. 조각 작품을 미각으로 풀어보는 독특한 체험과 함께 다양한 간식도 제공될 예정이다. 관람을 원하는 이들은 28일부터 누리집을 통해 미리 신청하면 된다.
함진, 〈이름 없는 11〉, 2022, 폴리머 클레이, 알루미늄 철사, 바니쉬, 9.6ⅹ3ⅹ2.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문턱을 낮추는 데 매우 영리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흔히 미술관은 '정숙'과 '관찰'의 장소로 여겨지지만, 이곳은 '소음'과 '접촉'을 환영한다. 특히 아이들에게 예술이 단순히 어려운 공부가 아니라 나의 신체 반응과 연결된 즐거운 놀이임을 깨닫게 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다만, 자칫 감각적인 재미에만 치중해 작품이 담고 있는 심오한 철학적 메시지가 가볍게 소비될 수도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김성희 국현 관장은 "이번 기획에 대해 아이들이 눈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신체 감각으로 예술을 만남으로써 우리 주변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단순히 예쁜 그림을 구경하는 수준을 넘어, 시각·후각·청각·촉각·미각 등을 통해 코끝을 스치는 향기와 손끝의 질감으로 예술을 기억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번 과천 나들이는 잊지 못할 경험이 될 수 있다. 지루한 설명이 가득한 교과서 밖으로 나와 진짜 '예술의 맛'을 느껴볼 기회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