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_웃기고 눈물겨운 식탁으로부터_포스터 (떼아트갤러리 제공)
한국 현대 수묵화의 거장 허진 작가가 5월 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떼아트갤러리에서 39번째 개인전 '웃기고 눈물겨운 식탁으로부터'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남종화의 거목 소치 허련과 남농 허건의 가계를 잇는 허진이 전통적 권위에서 탈피해 얼마나 파격적인 예술적 실험을 지속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다. 특히 작가의 상징적 연작인 '이종융합동물'과 '유목동물' 사이에 작가가 직접 촬영한 일상 사진과 이근정 작가의 허구적 텍스트를 배치한 지점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전시의 중심축인 '웃기고 눈물겨운 식탁'은 화가이자 직장인으로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작가의 자화상을 상징한다. 기차 객실이나 연구실 책상 등에서 마주한 초라한 한 끼의 기록은 이근정 작가의 3인칭 서사와 결합하며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문다. 중견 작가가 자신의 삶을 객관화하여 바라보는 '메타 작업'의 성격을 띤다.
허진, <출근하며 산다 02> _ 33.5×24.2cm, 한지에 펜과 수묵, 2025(떼아트갤러리 제공)
이번 전시는 30년 넘게 회화에 매진해 온 거장이 관행적 문법에 안주하지 않고 이질적인 매체와의 협업을 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강렬한 회화적 이미지와 지극히 개인적인 사진 기록이 부딪치며 발생하는 인지적 자극은 관람객에게 작가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허진은 그동안 자연과 문명의 대립을 동물의 형상으로 풀어내며 독보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거대 담론을 작가 개인의 소박하고도 치열한 일상으로 끌어내려, 예술이 삶의 현장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감동적으로 증명한다. 수묵의 전통을 현대적 서사로 치환하려는 그의 끊임없는 시도는 한국 화단에 신선한 영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허진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출신으로,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교토 노무라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전시 관람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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